LG의 불펜 공략 실패
누구도 1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살얼음판 승부 속에서 강점을 잃어버리면 고전을 면치 못하기 마련이다. 다른 경쟁팀들과 달리 삼성은 탄탄한 불펜이라는 최대 강점에 균열이 생겼다.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대6으로 패하긴 했으나 배영수를 비롯한 필승 계투조 외의 투수들이 그럭저럭 버텼다는 점은 위안거리가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5위인 삼성과 1위 두산 베어스가 3.5경기 차 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상위권 판세는 안개속이다. 매 경기가 중요한 판국이지만 삼성은 경기 후반을 믿고 맡길 투수가 정현욱과 권혁뿐이다. 그나마 이들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공백까지 메우느라 지친 기색. 롱릴리프 역할을 잘 해온 안지만마저 없어 더욱 어려운 처지다.
최원제, 김상수, 조현근 등이 정현욱과 권혁의 짐을 덜어줘야 투수진 운용이 좀 더 매끄러워지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6월 10경기에서 11이닝 무실점 행진을 하며 기대를 모았던 2년차 우완 투수 최원제는 이후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최원제는 평균자책점이 5.58, 김상수는 7.49, 조현근은 6.07에 달해 박빙 상황 때 투입하기 쉽지 않다.
삼성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LG에 1점 차로 패했다. 전날 정현욱과 권혁을 모두 내고도 역전패를 했던 터라 이날 이들을 다시 마운드에 올리기는 힘들었던 상황. 타선이 폭발해 대량 점수를 얻지 않으면 승리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이날 배영수 등 불펜은 기대 이상으로 잘 버텼다. 하지만 타선은 경기 중반까지만 힘을 냈을 뿐 이후 LG 불펜의 정찬헌과 이재영을 공략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 이우선(3이닝 6피안타 4실점)이 일찍 무너지면서 삼성 불펜은 일찌감치 가동됐다. 4대4 동점이던 4회말 이후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불펜 4명은 5이닝을 2실점으로 견뎠다. 왕년의 에이스 배영수는 5대5 동점이던 6회말 2사 3루 때 정성훈의 기습 번트 타구를 더듬는 바람에 결승점을 내주긴 했으나 노련미를 바탕으로 2와 1/3이닝을 3피안타 무자책점으로 선방했다.
그러나 채태인의 솔로 홈런을 포함해 안타 9개에다 볼넷 2개를 묶어 5점을 뽑았던 타선이 6회 이후 산발 3안타에 그치는 바람에 재역전극을 연출하는 데 실패했다. 이름값에 있어서는 정현욱과 권혁에 못 미치지만 전날 아픔을 맛본 이들과 달리 LG 불펜의 핵 정찬헌(3이닝 2피안타 무실점), 이재영(1과 1/3이닝 1피안타 무실점)은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9일 야구 전적
삼 성 211 010 000 - 5
L G 301 101 00X - 6
▷삼성 투수=이우선 박성훈(4회) 최원제5회·1패) 조현근(6회) 배영수(6회) ▷LG 투수=김광수 류택현(5회) 정찬헌(5회·6승) 이재영(8회·8세이브) ▷홈런=채태인(2회 1점·삼성) 페타지니(1회 3점·LG)
한화 7-3 두산(대전)
SK 6-4 히어로즈(목동)
롯데 14-3 KIA(사직)
■30일 선발 투수
삼성 윤성환 - LG 서승화(잠실)
롯데 장원준 - KIA 서재응(사직)
한화 류현진 - 두산 김선우(대전)
히어로즈 장원삼 - SK 송은범(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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