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허풍쟁이 번들번들 가납사니
씌어진 모든 것들 꽃빛으로 포장해서
온 사람 눈을 호리는 못 말릴 너는 정말.
그 잘난 미사여구도 너로 하여 태어나고
허한 것들 숨겨놓고 화려한 무늬만 놓아
속내를 비추지 않는 홍등가의 불빛이다.
형용사는 이다. 명사에 바짝 붙어서 명사를 꾸며주는 명사에 대한 무늬이다. 명사 속에도 형용사의 느낌을 주는 자모들이 있지만, 형용사는 명사를 설명하는 품사이다. 형용사의 서술을 극도로 외면하는 시인도 있다. 명사로 된 단순범박한 시가 있지만 대체로 형용사 사전은 시인들이 낱말 사전 중에서 명사 사전 다음으로 소중하게 생각한다. 형용사에 대한 성찰이 진행 중인 위의 시에서 시인은 명사를 꾸며야만 하는 용언의 역할을 맡은 불완전 형용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 듯하다. 형용사를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사뭇 부정적이다. 형용사는 가납사니, 꽃빛, 미사여구, 홍등가의 불빛 등으로 변주되고 있다. 가납사니는 수다스럽거나 말다툼을 잘하는 사람이니 형용사의 과잉 혹은 기표에 대한 경계이다. 시인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형용사가 아닌가라는 것이 시의 배면에 숨어 있는 성찰이다.
언어라는 질료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대답이 문무학의 근작 시집 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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