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30>김대섭의 눈물

입력 2009-07-24 08:59:51

김대섭 프로는 지난해 한·중 투어 2차 대회에서 지역의 김대현 프로와 연장전에서 겨뤄 극적으로 우승하고 그 자리에 앉아 펑펑 울었다. 이 눈물에는 5년 동안의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기쁨도 있었겠지만 골프 선수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자신에 대한 원통함도 깃들어 있을 것이다. 그는 고 2 때 한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 오픈에서 우승하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한국오픈에서 또다시 우승하며 차세대 골프 신동으로 이름으로 날렸다.

초등학교 때 야구 선수였던 김대섭은 골프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 직장에 놀러 갔다가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골프장 소속 코치가 구해준 클럽으로 연습을 하며 아버지 직장의 도움을 얻어 라운드를 하면서 중학교 때부터는 서서히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레슨 한번 받아 보지 못하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열심히 연습해 고교 시절에는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키가 작아서 거리의 한계를 느꼈고 점수를 내기 위해 숏 게임에 치중하면서 대 선수로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게 됐다. 아까운 구석이 너무 많다. 본인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어려운 형편에서 당장 좋은 성적을 내어야 집안에 경제적인 부담도 덜고 본인도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선수 생명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죽이는 행위이다. 이때 주위에서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큰 선수가 되려면 숏 게임보다 거리 확보에 먼저 신경쓰라고 조언을 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거리는 포기하고 숏 게임에만 치중해서는 조금만 흔들려도 쉽게 경기를 망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골프의 속성이다. 최소한 드라이버 거리는 280야드 이상을 쳐야 하며 7번 아이언 거리는 190야드 정도는 내어야 한다. 스윙의 기본기와도 통하는 이야기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물안 개구리 밖에 될 수 없다.

시니어 프로들 중에서 기본기가 단단한 잭 니클라우스, 톰 왓슨, 헤일 어윈 같은 선수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본인 위주의 스윙을 하는 프로들은 은퇴를 하거나 하위권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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