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윤회에 대하여

입력 2009-07-24 07:00:00

저는 크리스천이지만 윤회는 믿고 싶습니다. 인생에 윤회가 없다고 본다면 허망하게 이별하는 많은 이들은 얼마나 안타까울까? 인생에는 굴곡이 있습니다. 하루에도, 한 달에도, 한 해마다, 그래프처럼 낮았다가 높아지는 파동들, 미세한 굴곡들을 멀리서 보면 그것들은 하나의 선처럼 또 다른 모양의 굴곡을 그리고 있고, 인생 전체를 보면, 또한 그러하고….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재벌이 된 분과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 자살한 그 아들.

그래프는 일정하게 상하로 곡선을 그려 가는데 시작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에 따라 우리는 '성공' 과 '실패' 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그 끝은 진정한 끝이 아니요, 시작 또한 우연이 아니라, 만남도 헤어짐도 우리가 이전에 행하였던 업으로 인한 보상이지 않을까? 그 카르마에 대한 보상은 때론 행운으로, 때론 불행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기나긴 시험이고 수많은 삶을 되풀이하면서 또다시 이 세상에 던져진 우리는 시험을 다시 봐야 하는 재수생들인 것 같다.

그러니 너무 좋아도 크게 웃지 말고 너무 슬퍼도 크게 슬퍼하지 말자. 이 생이 힘든 이유는 이전의 생에서 편하였기 때문이고 나를 괴롭히는 인연은 이전의 생에서 내가 괴롭힌 연이리라.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 생을 소풍이라 표현한 천상병 시인이 너무 멋있습니다.

이영주(요셉 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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