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유학 "경북이 좋아"…등록선수 140명 중 10명이 타지선수

입력 2009-07-23 08:38:07

경북 지역에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부터 유학 온 아마추어 골프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역 골프계에서는 더 적극적인 지역 아마추어 골프 선수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북골프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140여명. 이중 10명가량이 다른 지역에서 골프 유학 온 선수들이다. 이들은 경북골프협회가 골프장 무료 이용과 장학금 혜택 등을 내세우자 거처를 옮겼다.

서울에서 전학 온 박성현(여·구미 현일고 1년)은 올해 제14회 경북도지사배 골프대회와 박카스배 SBS 골프 전국시도학생골프팀 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서울 우현초교 2년 때 골프에 입문한 박성현은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현일중으로 전학을 왔다. 박경철 대구예술대 축구부 감독이 박성현의 아버지. 창원에서 전학 온 김수연(여·구미 오상중 3년)은 제7회 호심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성장이 빠르다는 것이 주변에서의 평.

대전 출신의 정웅택(오상고 1년)도 중학교 시절 전국 순위 1, 2위를 달렸던 유망주. 정웅택의 잠재력을 높이 산 대구컨트리클럽이 숙식을 제공하면서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원에서 온 장재원(오상고 1년)은 제12회 경북협회장배 춘계학생골프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올랐고, 제11회 경희대총장배 골프대회에서는 7위에 올라, 전국 체전 경북 대표선수로 선발됐다. 연습벌레로 불린다.

이들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기량도 뛰어나면서 지역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선수들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욱 훈련에 몰입하는 등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전원희 오상고 감독은 "경쟁 효과로 선수들의 기량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국적으로 유망한 선수들을 데려와서 좋은 선수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지역으로 골프 유학이 늘어나는 것은 골프장 측에서 유망주들에게는 거의 무료로 훈련이 가능토록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선산컨트리클럽의 경우 유망주 10여명에 한해서 기본적인 사용료만 지급하면 각종 장비를 사용토록 했고, 코치로부터 지도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경북 지역의 여러 골프장마다 2, 3명의 선수에 한해 골프장을 자유롭게 사용토록 허락하고 있다. 경북에 골프장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향후 타지역에서 골프 유학 선수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지역 골프계에서는 꿈나무 육성을 위해서 더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수들이 골프장을 더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도록 하고, 골프아카데미 설립 등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심영수 경북골프협회 전무는 "골프는 향후 관련 사업의 성장이 무궁무진하므로 민관이 나서서 골프 선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경북은 골프장이 많은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이를 활용한 각종 골프 대회도 더 자주 개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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