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공격경영 통해 불황 뚫는다

입력 2009-07-22 10:33:34

국내 최대 규모의 기계공구 전문 유통업체인 책임테크툴㈜(대표 최영수)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가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차세대 전산화 시스템·전자 무역 시스템·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고 11명의 대졸 신입사원까지 채용한 것. 정철수 부사장은 "위기일수록 공격적인 투자로 성수기에 대비해야 한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면서 오히려 우수한 인재들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산업용 로봇(무선 겐트리로봇)을 설계·제작하는 ㈜맥스로텍(대표 김인환)은 중소기업으로는 큰 규모인 150억원대의 투자와 26명의 신규 및 경력 직원을 채용했다.

자동차 엔진부품(실린더 블록)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최근 러시아 자동차 회사인 '타가즈'와 6년간 1천500억원에 이르는 자동차 엔진용 실린더 블록 납품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공정 자체 기술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나서서 기업들에 투자를 요구할 정도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기업들 중에 다가올 호황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영업력 확대를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는가 하면 설비 투자와 우수 인력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준비하고 있어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경산 제1공단 아진산업(주)(대표 서중호)은 올해 100억원을 신규 투자해 생산량을 늘린다. 이 회사는 대형 프레스 1대(14억원)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 조립용 로봇 40대(50억원)를 여름휴가 기간 내 설치한다. 또 연구개발비 등으로 4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 이 같은 투자가 끝나면 매출액이 올해는 월 15억원, 내년부터는 월 2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선박엔진용 배기밸브로 세계 시장 점유율 65%를 차지하는 금용기계㈜(대표 이무철)도 올 초에 이어 이달 또 10억원을 들여 대형 선반 1대를 들여 놨다. 풍력발전기용 부품을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하고 신입사원 5명도 채용했다.

제대로 된 기업은 R&D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동차 램프류 및 지능형 부품 전문기업인 에스엘(회장 이충곤)이 대표적인 사례. 현재 그룹 내 500여명의 연구인력과 매년 1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전자업체 대학 연구소 및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단 제조업뿐만 아니라 지역의 유통 금융 등 서비스업계도 공격 마케팅에 들어가는 분위기이다.

화성산업㈜ 동아백화점(대표 이인중)은 21일 경영전략회의를 갖고 하반기에 동아쇼핑점에 대한 대규모 리뉴얼 공사를 하기로 했다. 또 슈퍼마켓 사업도 강화한다. 대구백화점 역시 상반기 매출 목표 초과 달성 여세를 몰아 10월쯤 직영 슈퍼마켓 체인을 개점한다. 대구은행도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해 차세대 IT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대구상공회의소 송상수 전무는 "기업들이 워낙 어려워 투자를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 및 인력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지역 경제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