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만하 지음/솔 출판사 펴냄
'바다(海) 안에는 어머니(母)가 있다. 발가숭이 알몸의 내가 최초의 물을 온몸으로 느꼈던 기억 이전의 바다. 내 목숨 최초의 열 달을 한 마리 물고기처럼 캄캄한 그 안에서 촉감으로 사귀었던 태초의 바다. 어머니 사랑처럼 한계가 없는 아, 눈부신 바다.'('바다의 성분' 중)
허만하 시인이 신작 시집 '바다의 성분'을 출간했다.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 총 66편의 시가 실린 이번 시집에서는 의미와 무의미, 시인과 사물의 경계에서 언어 이전의 순수한, 원시의 풍경을 펼치고 있다.
허 시인은 시작 활동 초기부터 우리 시가 전통적 서정에 갇혀버린 것을 비판하며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왔다. 시인은 특히 자연과 야생에 대해 민감한가 보다. 난류와 한류가 부딪히는 삼천포 앞바다의 물고기 살이 싱싱한 것을 보며 '기름기가 빠진 시의 문체를 지향하는 바다는 인식의 극한까지 뒤척인다.'('바다의 문체' 중)고 노래한다. 경치를 의미있는 풍경으로 인식하고, 그에 야생과 견성(見性)을 부여한다.
허만하는 1932년 대구 출생으로 경북대 의과대를 졸업, 부산 고신대 의과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1997년 정년퇴임했다. 1957년 '문학예술'에 시인으로 등단, 다수의 저서와 수상 경력을 가졌다. 128쪽, 7천500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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