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리틀·리틀파더 야구단
'아버지도 선수, 아이도 선수…'
대구 남구 리틀야구단은 초교 1년~중학 1학년 학생 3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토·일요일 남구 대명동 남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아이들이 연습할 때면 그 장면을 꼼꼼하게 지켜보는 어른들이 있다. 리틀야구단의 아버지들로 '리틀파더야구단' 선수들이다. 비록 아이와 아버지 선수들의 연습시간은 다르다. 하지만 응원 나온 어머니들까지 가세하면 완벽한 가족 나들이다.
리틀야구단은 2007년 9월 창단됐다. 나용조 감독은 "클럽 야구를 통해 인성교육과 올바른 가치관 정립, 건강한 신체 육성, 단체정신 교육을 가르치자는 취지에서 야구단을 만들었다"고 했다. 고교때 선수생활을 했던 나 감독은 '즐기는 야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훈련만큼은 진지하다. 김현제(12·남도초 6년)군은 리틀야구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남도초교 야구부에서 정식 선수로 뛰고 있다.
지난해 4월 또 하나의 야구단이 만들어졌다. '리틀파더야구단'이다. 리틀 야구단을 지켜보던 아버지들이 '함께하는 생활체육'이라는 모토에 맞춰 자녀와 같은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17명의 아버지가 아이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구 가족'도 많다. 학부모회장을 맡고 있는 정기찬(39)씨 가족의 경우 자신은 물론 두 아들도 선수로 활약 중이다. 정씨는 "평소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았으나 같이 야구를 하면서 대화가 많아졌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리틀야구단 활동이 자녀 교육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내성적인 학생의 성격이 밝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학교성적이 오른 선수들도 많단다.
김진향(43·여)씨는 "막내(초교 5년생)라 어리광을 부리던 애가 자립심과 인내심이 늘었다"고 좋아했다. 코치진이나 선수, 학부모들이 가족같이 지내다 보니 생일잔치 때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18일에는 임병헌 남구청장을 단장으로 맞아들였다. 운영자금이 부족했으나 임 단장의 취임으로 지금은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물론 힘든 점도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연습공간 확보다. 현재 남도초교 운동장을 빌려 쓰다 보니 주말밖에 연습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전국대회에서 전용구장을 갖춘 수도권 팀에 밀릴 수밖에 없다. 리틀야구단 가족은 한목소리로 "마음 놓고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