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학부모교실…경북대 사대·매일신문 공동

입력 2009-07-21 07:00:00

22일 '독립 인격체로 키우기' 경북대 문성학 교수 강의

경북대 윤리교육과 문성학 교수는 독립적인 인격체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히
경북대 윤리교육과 문성학 교수는 독립적인 인격체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히 '시행착오'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북대 사범대와 매일신문은 8월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경북대 우당교육관 101호에서 '학부모교실'을 운영합니다. 22일 '우리 아이 독립적인 인격체로 키우기'를 주제로 강의할 경북대 윤리교육과 문성학 교수를 만나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들어봤다.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무슨 일이든 부모의 판단에 의지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늘 부모에게 대신 해달라고 떼쓰는 아이들에서부터 대학생이 되어서도 사회에 진출해서도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녀들이 늘고 있다.

문성학 교수는 "자녀를 인격적 독립체로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사회적 경쟁이 격화되고 자녀들의 시행착오를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어려서부터 자녀들을 돕다 보니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과 학과 선택, 이어지는 공부를 일일이 코치하고 졸업 후에는 직장 선택과 배우자 선택, 이후의 삶에까지 간섭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아이들은 집에서 왕자와 공주 대접을 받다 보니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라기가 어렵다는 것.

문 교수는 부모가 자녀를 교육시키는 목적은 '자식의 독립'이라고 잘라 말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을 독립시키기 위함이고 자식 입장에서는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는 것.

"어린아이 속에는 책임지는 능력으로서의 자유가 잠자고 있습니다. 이 잠자는 능력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 선생의 일이고 깨어나는 것은 학생의 일입니다. 책임지는 능력으로서의 자유에 대한 각성을 통해서 비로소 어린아이는 인격체가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부모에게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문 교수는 "아이가 신체적으로 성숙해지면서 자연히 정신적 독립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독립징후가 나타나면 독립을 위해 아이에게 충분히 시행착오할 시간을 주어야 하며 부모로서 아이의 실패를 과감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현실 때문에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고, 결국 아이가 독립적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됩니다."

따라서 결과가 나쁘더라도 다음에 고치면 된다는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존재인 만큼 지금 당장 아이가 한 행동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아이를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와 아이 모두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아이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독립심을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 그는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가져야 한다. 심지어 체벌과 칭찬을 할 때도 아이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자율적 인격체로 대접받는 기회를 가질 때 독립적인 인격체로 자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의 독립을 막는 걸림돌은 경쟁만 강요하는 교육현실이라는 것이 문 교수의 진단이다. "경쟁만을 강요하는 교육현실이 아이들이 충분히 독립적 인격체로 커나갈 여유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현 교육현실에서는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겪거나 동의를 받아낼 시간적 여유조차 없으니까요."

그는 "노무현 정부가 교육평등주의를 지향하면서 교육의 현실적(경제적독립) 목표를 등한시한 경향이 있었다면 현 정부는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의 인문적 목표(인격적 독립)를 등한시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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