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터진 가스순간온수기 어이없는 사고

입력 2009-07-20 10:45:20

또 가스순간온수기 질식 사망 사고가 났다. 그걸로 물을 데워 샤워하던 여자 어린이 3명이 지난 주말 군위 외갓집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사고 경위가 늘 되풀이해 온 대로다. 0.5평 정도에 불과한 좁은 욕실의 창을 닫은 채 온수기를 가동한 탓이다.

이런 사고는 생각보다 잦아, 대구 경우만도 불과 8개월 전 범어동에서 1명이 숨졌고 3년 전과 4년 전에도 같은 사고가 났다. 전국적으로는 2005년에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스가 탈 때 그보다 20배나 많은 산소를 소모시킴으로써 산소 부족을 초래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불완전 연소 때문에 일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하는 게 원인이다. 어떤 사고 현장에선 일산화탄소 농도가 허용치보다 무려 40배나 높게 나타난 적도 있다.

법률이 환기 불량 공간에 가스온수기를 설치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특히 욕실엔 엄격히 금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구 북성로에 밀집해 있는 판매'설치업소들에 부탁해 봐도 대부분 실내 설치는 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현실에선 상당수 시민들이 위험성을 모르고, 적잖은 단독주택들이 별생각 없이 설치해 사용한다. 아파트에 비해 온수 사정이 나쁘다 보니 설치하기 손쉽다는 유혹에 빠지는 결과다.

무엇보다 당국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는 게 급하다. 가스온수기 욕실 설치가 자살행위와 다름없음을 명백히 주지시켜야 한다. 이미 설치된 것까지 철거토록 유도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 동시에 설치업소를 철저히 점검, 무자격 업소를 가려내야 한다. 유자격 업소라도 안전성 교육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고가 났을 경우 설치업자에 무거운 책임을 확실하게 물어야 겠다. 이런 후진성 사고가 이제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요소요소를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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