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승리를 부르는 남자인가' 삼성 라이온즈의 이우선과 두산 베어스의 홍상삼은 홀연히 나타나 구멍난 선발 투수진의 공백을 잘 메워준 신데렐라들. 두 팀은 이들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둘은 행운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1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이들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둘 다 난조를 보인 가운데 결국 운이 더 좋았던 것은 홍상삼이었다.
신고 선수 출신인 이우선(2승·평균자책점 3.42) 못지 않게 홍상삼(7승2패·3.61)도 순탄치 않은 행보를 거쳐 두산 선발 투수진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고교 졸업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탓에 2008년 데뷔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것. 선발 투수진이 완전치 않은 대신 불펜의 힘으로 버티는 두 팀에게 새로운 선발 카드 이우선과 홍상삼은 큰 힘이 됐다.
이우선은 등판 때마다 비교적 잘 버텼으나 채 5이닝을 채우기 버거웠다. 그럼에도 삼성은 어쨌든 그가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5승이나 챙겼다. 이날 3회말까지 삼성이 7대2로 앞설 때만 해도 이우선에게 다시 승운이 깃드는 듯 보였다. 비록 이우선(4이닝 7피안타 5볼넷 5실점)은 불안했지만 홍상삼(3과 2/3이닝 5피안타 5볼넷 9실점)은 더욱 부진했다. 하지만 결과는 삼성의 11대12 패배.
불펜 싸움에서 밀린 것이 삼성의 결정적 패인이었다. 두산 불펜도 흔들렸지만 삼성의 경우는 더욱 심했다. 두산 불펜은 위태로운 가운데서도 7명이 5와 1/3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2실점을 기록한 반면 삼성 불펜 6명은 5이닝 동안 7피안타 8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0대2로 뒤진 1회말 터진 최형우의 우중월 역전 3점포 등 삼성이 때린 10안타도 결국 허사로 돌아갔다.
첫 번째 승부처는 5회초. 9대5로 앞선 삼성은 두 번째 투수로 최원제를 마운드에 세웠다. 하지만 최원제는 2루타와 볼넷을 허용해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린 뒤 고영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다음 투수 조현근은 더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볼넷만 연속 3개를 내주며 밀어내기로 1실점한 것. 급히 등판한 정현욱마저 볼넷을 기록하며 9대9 동점이 되어버렸다.
9회초가 두 번째 결정적 상황이었다. 11대10으로 앞선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등판시켰다. 그러나 오승환은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1사 1, 2루 상황을 만든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현욱, 권혁이 앞서 나왔던 터라 더 믿을 구석이 없던 삼성은 배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배영수는 손시헌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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