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사이에 '프리미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라지만 공격적 영업방침을 통해 기존 매장 형태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고품격 매장을 만들어감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고급화를 통한 역발상 전략을 써야 새로운 시장 수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품격이 살길이다
대구백화점은 수백억원을 들여 지난 2월부터 '간판 점포'인 대백프라자의 리뉴얼을 시작, 다음달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번 대백프라자 리뉴얼의 주제는 '보다 새롭고 젊은 매장, 보다 넓고 편리한 매장'이지만 달라진 매장 곳곳을 보면 단연 '프리미엄급 고급화'를 엿볼 수 있다.
대백프라자는 이달 중순 북문에 새로운 형태의 캐노피(덮개) 구조물을 만들어 문 열었다. 1층에는 사은행사장과 고객편의 시설, 2층에는 탁트인 신천 전망을 장점으로 내세워 최고급 레스토랑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레스토랑은 국내 최고 수준 운영자에게 맡겨 대구시내에서 가장 이름있는 명품 레스토랑을 만든다는 방침.
대백프라자는 명품 매장도 더 강화했다. 루이비통, 까르띠에, 페라가모 등의 매장과 더불어 최근 '보테가베네타'와 '구찌'를 잇따라 입점시켰다.
남성·여성복, 생활용품 매장의 고급화를 추구한 것은 물론, 아동복까지 고급화시켰다. 세계적인 브랜드인 '갭키즈'가 지역 최초로 문을 열었고 고품격 해외 수입 명품 아동 멀티샵 'Dear Kis'도 들어왔다. 키즈미용실에다 키즈스넥, 키즈파크 등 저출산 시대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른 프리미엄급 아동 손님들에 대한 문도 넓혔다.
롯데백화점 상인점은 VIP고객 유치를 위해 최근 최고급 레스토랑인 스카이온을 입점시켰다. 최고급 레스토랑의 특징으로 불리우는 즉석 요리를 대폭 강화햇다. 조리사들이 주방 밖으로 나와 고객들과 대화하며 음식을 즉석에서 요리해 스팀기 안에 뚜껑 덮여 있던 뷔페 음식은 이곳에선 볼 수 없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뷔페(buffet)와 알라카트(alacarte·일품요리)를 접목한 블라카트(bla-carte)의 새로운 외식문화를 일궈내기 위해 대한민국 조리명장까지 모셨다"고 말했다.
동아백화점도 쇼핑점 베이커리 매장을 강화한 것을 비롯해 쇼핑점 12층에 호텔경력을 가진 요리사가 직접 개방된 공간에서 즉석요리를 선보이는 고급형 패밀리 레스토랑을 선보이고 있다.
동아쇼핑은 대형 키즈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만드는 등 하반기 대대적인 리뉴얼을 계획하고 있다.
◆왜 고품격일까?
대백프라자의 경우, 엄청난 자금이 들어간 리뉴얼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불황기지만 투자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리뉴얼 공사를 위해 1개층은 언제나 영업이 멈춘 상태로 1개층을 제외하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때 대백프라자의 매출은 올 상반기 7% 안팎의 꾸준한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명품 매장 강화 등 고급화가 진행되면서 명품 매장은 무려 20%가 넘는 매출 신장이 나타났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젊은 고객(20세~39세) 비율도 종전 31.5%에서 34.1%로 단숨에 높아졌다.
대구백화점 손병주 홍보팀장은 "불황이라고 해서 시장에서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그런데 소비 여력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들의 눈은 더 까다로워진다고 봐야 한다. 무언가 다른, 더 훌륭한 '플러스 알파', 즉 알파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통기업이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