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원래의 모습' 되찾았나?

입력 2009-07-16 10:33:29

비판 여론 재빠른 수용 등 변화 보여

달라진 것인가, 원래대로의 'MB다움'을 되찾은 것인까.

이명박 대통령이 천성관 검찰청장 후보자 문제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변화'를 추측하는 시각이 많다. 비판 여론을 재빨리 수용하는 모습은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이 대통령은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햄릿형'으로 평가돼 왔고, 한 번 낙점하면 웬만해선 사람을 바꾸지 않으려는 태도를 견지했다.

인사 기준의 방점 역시 '능력'에서 '도덕성'으로 바뀐 듯 보인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천 후보자 내정 철회를 발표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변화에는 정치적 이유도 있어 보인다. 최근 강조해온 중도실용, 친서민 행보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는 마당에 '부실 검증' 비판을 내버려뒀다가는 겨우 되찾은 정국 주도권을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집권 2년차 국정 드라이브의 방향을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 인사 검증라인의 전면적 수술, 대대적 인적 쇄신에 따른 환골탈태 등이 '근원적 처방'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함께 친서민·중도실용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14일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깜짝 방문했다. 해외순방 후 공식 일정을 갖는 것도 흔히 볼 수 없는 경우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농민과 어린이가 희생됐다고 해서 공항에서 바로 왔다"며 "공직자들이 조금 힘들면 국민이 편안하지 않으냐. 우리가 고생한 만큼 국민이 안전하고 편해진다는 생각을 명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국내 현안을 직접 챙기기 위한 현장 방문"이라며 "최근 강조하고 있는 친서민 행보와 이른바 'MB다움'의 복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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