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단지 마다 불켜지는 아파트 '임대의 힘'

입력 2009-07-16 07:00:00

수성구 중대형 분양가 30% 수준, 전체 미입주 60% 이상 입주자 찾아

불꺼진 아파트 단지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준공 미분양 아파트 전세가 분양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은데다 수요자들의 인기도 날로 높아지면서 8천가구를 넘어섰던 불꺼진 아파트(준공 미분양)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주택업계는 "임대로 전환한 미분양 아파트가 늘면서 지난 겨울 등장했던 할인 아파트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며 "임대 아파트가 단기적으로 주택 시장 안정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기 높아지는 '미분양 임대'

지난달부터 준공 미분양 아파트 임대에 들어간 수성구 A단지.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한 달여 만에 계약자가 100여명을 넘어섰다.

A사 관계자는 "하루 문의 전화는 10여통을 넘으며 직접 방문하는 이들도 하루 평균 3~5팀 정도에 이른다. 이 정도 추세로 가면 여름이 지나기 전에 전세 계약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접한 B단지도 지난달부터 예약을 포함해 60여건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이들 단지의 전세 물량은 초기 계약에 실패한 중대형들로 임대 가격은 분양 가격의 30% 수준.

이에 따라 넓은 집이 필요하거나 학군 수요에 따라 이사를 해야 하는 가구로서는 별다른 부담없이 임대 계약을 할 수 있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분양 임대에 수요가 몰리면서 올 3월까지 10여곳 정도에 그친 임대 미분양 단지가 20여곳을 넘고 있으며 이중 6~7개 단지 정도는 이미 임대 계약이 끝난 상태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은 "대형 아파트는 관리비 부담 등으로 임대 계약률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중소형이나 120㎡(40평)형 초반대 아파트는 한 두 달 내에 전세 물량이 소화될 정도로 수요가 많다. 할인분양보다는 미분양 임대가 민원이 적고 장기 미분양을 막을 수 있어 선호하는 시공사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시작된 미분양 임대는 구미와 포항 지역 등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구미에서는 올 들어 5개 단지가 미분양 임대를 시행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8천여가구 입주가 예정된 포항도 미분양 임대를 준비 중인 단지가 3, 4 곳에 이르고 있다.

◆불꺼진 단지도 사라져

5월 말 기준으로 대구 지역내 준공(입주후) 미분양 아파트는 9천500여가구로 전체 미분양(2만1천가구)의 절반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준공 미분양 물량 중 실제 미입주 물량은 5천~6천가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주택업계는 보고 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들은 "현재 대구에서 임대로 전환된 미분양 아파트는 22개 단지 5천가구를 넘으며 이중 60~70% 정도가 이미 전세 계약이 끝났다"며 "준공 미분양 임대 아파트 수요가 많고 신규 임대를 추진 중인 단지들도 있어 올 가을철이 되면 실제 미입주 준공 아파트는 전체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 아파트 계약 기간은 임대차 계약대로 통상 2년이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는 임대 계약된 준공 미분양 아파트들이 다시 분양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와는 시장 상황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만가구에 달하던 대구 입주 물량이 올해 1만5천 가구에서 내년에는 1만 가구 이하로 떨어지는데다 2011년에는 입주 물량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보여 임대로 전환된 준공 미분양 아파트가 재등장해도 시장에 큰 무리를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

시공사 관계자들은 "현재 추세로 보면 임대 미분양 아파트가 1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층의 한계가 있는 대형 아파트를 빼고는 2년 뒤 주택시장에서 충분히 소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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