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멜 힘 있는 한 하늘 날아야죠"
커다란 날개에 몸을 맡긴 채 땅위를 박차 날아올라 만나는 하늘빛 감동. 볼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과 발 아래 펼쳐진 푸르른 녹음은 지친 일상에 신선함을 준다. 한 마리 새가 되어 드넓은 자연과 한몸이 된다. 한 점 티끌이 되어 하늘에서 세상을 바라보니 자연의 위대함에 온몸이 전율한다. 하늘을 난다는 것만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아간다.
하늘을 나는 꿈을 꿔오다 15년 전 무동력 패러글라이딩에 입문한 김일두(46'자영업)씨. 5년 전부터는 동력(모터) 패러글라이딩으로 전환, 하늘을 나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동력 패러글라이딩과 무동력 패러글라이딩의 차이점은 말 그대로 엔진의 장착 여부다. 엔진을 장착한 동력 패러글라이딩은 무동력 패러글라이딩과 비교해 무거운 장비를 메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갈 필요가 없으며, 평지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또한 자연의 장애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어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언제든지 풀 수 있어 좋아요.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상이 너무 황홀하고 자신이 작게 느껴져요." 일주일에 두세차례 화원유원지나 하양시민운동장 등 대구 인근을 찾아 비행을 즐기는 김씨에게 패러글라이딩은 삶의 일부분이 됐다. 패러글라이딩의 고수인 김씨조차 처음엔 고소공포증을 느꼈으나 차츰 고도를 높이면서 인내력과 담력까지 길렀다며 목표한 고도에 올랐을 때 성취감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예찬론을 늘어놨다.
또한 하늘에서 바라본 대구 주변 강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는 김씨는 관광비행도 즐긴다. 하늘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이나, 볼을 스치는 운무 속을 지나면 신비한 자연의 세상에 빠져든다. 각종 행사 때 축하비행이나 항공촬영 등 색다른 묘미도 즐길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쾌감도 좋지만 위험하지 않으냐고 묻자 안전수칙만 지키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패러글라이딩은 자연에 의존해 하는 취미이기 때문에 특히 바람의 세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시속 25㎞ 이상의 바람이나 편차가 시속 10㎞ 이상 되면 비행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5~35도의 경사진 곳이나 이륙장소에 나무나 고압전신주 등의 장애물이 없는 곳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난기류나 이상기류 현상이 외국보다 적어 비행조건은 좋은 편이다. 이륙 때는 바람을 안고, 착륙 때는 양쪽 조종줄을 당겨 속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캐노피(날개) 시속 30~50㎞로 바람을 안고 타는 게 이'착륙 때 가장 안전하다"는 김씨는 "초보자도 주 1회, 3개월 정도 교육을 받고 타면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모터패러블루윙스 동호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씨는 초보자들은 동호회에 가입해 배우면 좋다고 말했다. 대구에도 전문 스쿨이 많이 있지만 동호회는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엔진정비나 비행 등 선배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비용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모터 패러글라이딩의 단점이라면 입문 초기비용이 다소 많이 든다는 것. 엔진'날개'헬멧'무전기'비행복 등 1천여만원 정도 든다. 엔진은 700만원 선인데 거의 유럽산이라 다소 비싼 편이다. 초보의 경우 중고 장비를 구입하면 500만원 정도로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씨는 경비도 중요하지만 입문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9고수와 함께 2인승 체험비행을 해보고 적성에 맞으면 과감하게 문을 두드리라는 것이다.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멜 힘이 남아 있는 한 하늘을 날고 싶다"고 말하는 김씨는 이미 푸른 창공을 날고 있는 듯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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