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아시아 공동 번영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

입력 2009-07-16 07:00:00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태국, 중국, 몽골 아시아 3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들 세 나라는 엄청난 부존자원과 시장 규모를 가지고 세계 경제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국가들로 주목받고 있다.

6박 7일 동안 3개국을 강행군하면서 각국 정부의 지도자들로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고 교감을 나누었다. 무엇보다 문화, 의식, 농업 분야에 국제협력의 틀을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지방외교의 역할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첫 방문국인 태국에서는 문화엑스포를 통한 '문화동행'의 물꼬를 트고 21세기 문화실크로드를 개척했다. 티라 슬루페치 문화부장관과 내년 10월에 열릴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 MOU를 체결하고 아피싯 총리를 직접 만나 정부 차원의 협력을 약속받았다.

경상북도는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를 한'아세안 문화 교류의 시범모델로 추진하고자 한다. 현지에서 확인한 태국 정부의 의지도 생각 이상으로 높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행사에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가 직접 지원을 약속하는 일은 국제관례상 흔하지 않은 일임에도 아피싯 총리는 기꺼이 시간을 냈을 뿐만 아니라 태국 최대의 문화행사로 만들자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사남루앙 광장을 행사장으로 선택한 것은 그들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남루앙 광장은 태국 국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국왕이 거주하는 왕궁 앞에 있다.

세계 최대의 관광대국인 태국의 방콕에서 경주라는 이름을 내건 세계문화엑스포는 문화를 통해 외교 협력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현장이 될 뿐만 아니라 동남아의 관문 국가인 태국을 통해 유럽으로 진출하는 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두 번째 방문국인 중국에서는 새마을운동을 통한 '의식 동행'의 싹을 틔웠다. 중국 방문은 1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 지도자를 배출해낸 칭화대의 초청에 의한 것이었다. 그동안 칭화대가 초청한 특강 인사들도 국가 원수급의 인물들밖에 없었다고 한다.

시에웨이허 부총장도 지방자치단체장이 특강을 한 첫 사례라면서 "새마을운동 현장이 있는 도지사로부터 직접 듣고 싶어 강연을 요청했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손으로 만들어낸 새마을운동이 UN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아프리카의 빈곤퇴치사업에 이어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중국으로 전수되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강당을 가득 메운 칭화대 학생들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꼭 치유해야 할 집단이기주의, 분열, 갈등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의 해결방안으로 '의식의 녹색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필자의 말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강이 끝난 후 시에웨이허 부총장은 "미래 중국이 겪어야 할 의식의 선진화 문제를 미리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9월 구미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새마을박람회에 꼭 참가해서 현장을 확인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 방문국인 몽골에서는 '녹색농업의 동행'을 통한 해외 영토개척의 발판을 마련했다. 바담조네 농업경공업부장관과 농업 교류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국회의원, 장관, 감사원장 등 몽골의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몽골농업개발지원센터'의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몽골의 광활한 땅과 경북의 자본과 기술이 접목되는 현장이 되고 향후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다.

경북이 꾸는 지방 외교의 꿈은 문화의 동행이고, 의식의 동행이고, 녹색농업의 동행이다. 3대 원칙도 마련했다. 첫 번째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 두 번째는 교류를 통한 상생발전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 마지막으로 개별국가와의 동행이 인류 공동번영을 아름다운 동행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우리는 소중한 희망의 씨앗을 아시아 가족들에게 띄워 보냈다.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잎이 무성한 나무로 자라나 아시아 공동번영이라는 알찬 열매를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

김관용(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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