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전유성씨가 기획한 별난 음악회 '개나 소나 콘서트'는 개를 위한 음악회답게 정숙과 엄숙이 필요 없었다. 초복인 14일 애완견을 가슴에 품은 관객들은 청도의 한여름 밤 하늘아래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마음껏 즐겼다.
바람이 불고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장맛비가 잠시 비켜간 사이 청도 화양 야외음악당에는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 관객 2천여명이 좌석과 잔디밭을 메웠다. 관객들은 애완견 이름을 외쳐도 괜찮고, 개가 짖어도 무방한 연주분위기에 긴장된 마음을 풀었다.
행사장에는 애완견을 위한 화장실이 마련되고, 덩치가 큰 개와 작은 개를 구분해 관람석도 따로 마련됐다. 소싸움축제의 고장답게 싸움소 3마리도 깜짝 출연했다.
이날 64인조 아모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주페의 경기병 서곡과 전원교향곡 1악장, 영화음악 타이타닉, 캐러비안의 해적 등 관객들의 귀에 익은 음악을 연주했고, 관객을 향한 지휘자의 막판 퍼포먼스도 다른 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사회는 개그맨 이홍렬씨가 맡았고, 가수 양희은씨의 노래도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연주 사이사이 이문세 김흥국 노사연씨 등 전유성씨의 동료와 선후배 연예인들의 개에 얽힌 사연을 담은 영상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단체로 관람을 온 청도 풍각면 성곡1리 주민들은 "매년 복날이면 개를 잡아 복달임을 했는데 전유성씨의 개사랑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는 개를 잡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대구에서 온 조경남(44)씨는 "애완견과 함께 공연을 보며, 반려동물에 대한 여러 가지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전원도시의 문화 만들기와 공유 방향을 제시한 측면이 있다"며 "농촌주민과 도시민들이 연주를 통해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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