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진국 문턱에서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입력 2009-07-15 10:44:27

우리 경제가 早老(조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올해 잠재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고 투자와 소비가 나아지지 않으면 내년에는 2%대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자본, 노동, 기술 등 동원 가능한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8%대, 1990년대 6%대, 2000년 이후 4%대로 계속 뒷걸음쳐 왔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서구 선진국들이 그러했듯이 국민경제의 성숙도가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국내 연구 기관들은 잠재성장률이 2020년까지 4.3%를 유지하다 2021년 이후 3%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었다. 결국 예상보다 10년 일찍 3%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문제는 잠재성장률이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장기적 추세 반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는 기업 경영을 보수화시키면서 투자 급감을 낳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산 가능 인구도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한 근원적 처방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선 기업 스스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얼마 전 정부가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대폭 개선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멍석은 깔렸으니 기업도 장래의 생존을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동 인력 감소 대책도 시급하다. 저출산 고착화 방지를 위해 정부가 육아와 교육을 전부 책임지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대로 앉아 있다가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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