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드림 소사이어티

입력 2009-07-14 10:46:57

미래학자 짐 데이토는 정보화 사회의 다음 단계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 사회에서는 꿈과 이미지의 비중이 훨씬 더 커진다는 것이다. 꿈과 이미지와 같은 상징적인 가치가 사회를 움직이는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인데 이를 드림 소사이어티라고 그는 정의했다.

물론 꿈과 이미지가 미래 사회의 두드러진 특징만은 아니다. 현대사회도 개인과 지역, 국가 이미지가 아이콘처럼 상대의 인식과 행동을 작동시키고 나아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이나 집단이 이미지 메이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나라마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가며 국가 이미지를 관리하는 소위 '이미지 외교'에 신경 쓰는 것도 이미지가 개인이나 국가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의 분석에 따르면 국가 브랜드 인지도가 3% 상승할 경우 국가 브랜드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해 36조 원에 달하는 이미지 상승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그루지야 전쟁'우크라이나 가스 분쟁 등으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온 러시아가 얼마 전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국의 국가브랜드위원회와 비슷한 위원회를 만들어 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국가 이익을 높이고 일류국가가 되려면 소비에트 이미지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계산한 것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말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해 25개국 4천214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가 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 '한국 하면 기술력이 연상된다'는 응답이 12.0%로 가장 많았다고 어제 발표했다. 2007년에 이어 '기술력'이 한국의 대표적 이미지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상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해외홍보원장을 지낸 유재웅 을지대 교수는 저서 '국가 이미지'에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경제 규모에 비해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는 2005년 25위에서 2007년에는 30위권 밖으로 뒷걸음질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이미지 관리와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국가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의식과 한국'한국인이 어떤 꿈과 가치를 지향하느냐를 보여주는 노력이 배가될 때 드림 소사이어티로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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