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세타 호투…삼성, 4연승으로 4위 복귀

입력 2009-07-10 00:43:04

'볼넷왕'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제구 불안은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의 약점. 하지만 9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 크루세타의 투구는 딴판이었다. 크루세타의 호투에다 경기 후반 내린 비 덕분에 삼성은 3대0으로 승리, 4연승과 함께 4위에 복귀하는 기쁨을 누렸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크루세타의 빠른 공은 묵직하다. 높은 타점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변화구도 위력적이다. 문제는 제구가 오락가락한다는 점. 크루세타의 공을 받는 포수는 땅바닥에 내리꽂히는 공을 블로킹하고 높게 날아오는 공을 잡아내느라 고달프다. 그동안 크루세타는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았다.

9일 동료 루넬비스 에르난데스의 방출 소식에 마음을 다잡은 덕분일까. 크루세타는 올 시즌 가장 안정된 제구로 호투를 거듭했다. 4회까지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안타 2개만 맞았다. 이날 크루세타의 최종 성적표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는 66개에 불과했다. 비로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다면 완투까지 노려볼만한 페이스였다.

삼성은 이날 롯데 선발 손민한(5이닝 9피안타 3볼넷 2실점)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 대량 득점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크루세타의 역투 덕분에 많은 점수를 낼 필요가 없었다. 2회초 채태인과 이영욱의 안타, 진갑용의 볼넷 등으로 잡은 1사 만루 찬스에서 조동찬의 내야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3회초 2사 1, 2루 때는 채태인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6회초 진갑용이 롯데의 두 번째 투수 강영식으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점수 차는 3대0으로 벌어졌다. 6회말 크루세타가 롯데 타선을 삼자 범퇴로 막은 뒤 7회초 박한이가 타석에 서자 비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경기는 삼성의 강우 콜드게임 승으로 끝났다.

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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