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대타'부족 주전들 체력소진 심각…경기력 떨어져 꼴찌로
대구FC가 5월24일 광주 상무 전에서 패하고 K-리그 꼴찌에 추락한 뒤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가 꼴찌에 처진 이유 중 하나는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데 있다. 주전 선수들의 기량도 K-리그 정상급 선수들과 차이가 나지만 주전과 백업 선수들 간에 기량 차도 크면서 선수 운용의 폭이 넓지 못한 탓이다. 경기가 이어지면서 피로도가 주전 선수들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경기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 대구는 최근 고육지책으로 다른 구단의 2군 선수나 내셔널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전력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리그나 피스컵, FA컵 등에서 상위에 올라 있는 팀들은 공통으로 풍부한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두터운 선수층은 내부 경쟁을 유도하면서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는 시너지 효과를 불러 온다는 점에서 모든 구단의 희망사항이다. 주전 선수들도 백업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훈련이나 경기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기 때문이다.
K-리그 2, 3위에 올라 있는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선수층이 두터워 타구단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전북은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최태욱, 하대성, 진경선 등 탄탄한 선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수종, 김형범, 임유환, 이현승 등 백업 요원들도 만만찮은 기량을 가졌다.
서울은 K-리그에서 주전과 비주전 사이의 기량 차가 가장 적은 팀으로 꼽힌다. 기성용, 이청용, 데얀, 김치우, 아디, 김치곤으로 대표되는 베스트 11 외에도 고명진, 김승용, 심우연, 박용호, 이승렬, 이상협 등 비주전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도 K-리그 중상위권을 노려볼만하다. 한 때 경기력이 부진했지만 K-리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것도 두터운 선수층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는 신인 선수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고 있다. 데닐손, 스테보, 최효진 등 기존 전력에다 지난해 2군리그 득점왕(13골) 출신 유창현과 2009 드래프트 1순위로 포항에 입단한 조찬호 등 '젊은피'들이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유창현은 8일 열린 수원 삼성과의 피스컵 8강 1차전에서 혼자 두 골을 몰아넣으며 팀 우승을 견인했다. 이들 젊은피들은 기존 베스트 멤버였던 남궁도, 이광재 등을 벤치로 밀어낼만큼 기량이 성장하고 있다.
수원 삼성의 경우 현재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으로 눈총을 받고 있지만 두터운 선수층 때문에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에두, 배기종, 이상호 등 기존 스타팅 멤버 외에 백지훈과 안영학, 문민귀 등 벤치 멤버들은 다른 팀에서는 주전 선수의 기량을 지녔다는 평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수원의 장점은 선수 운용의 폭이 넓은 것"이라며 경계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의 경우 부자 구단에 비해 선수층이 두텁지는 않지만 각 포지션별로 K-리그의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돼 있는 것이 돌풍의 요인이라는 평가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