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새니얼 필브릭 지음/황정하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미국의 선조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건국 초기의 역사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영국 제임스왕의 종교적 억압과 박해를 피해 청교도들이 종교적 '자유'와 '신념'을 위해 대서양을 건너 정착한 것으로만 미화돼 있다.
대부분의 미국 역사 관련 서적은 청교도 선조들이 정착 이후 벌어진 원주민과의 전쟁에서 피비린내 나는 학살을 저지른 사실을 외면한다. 건국 초기의 '불온한 역사'는 미국 사회 내에서 일종의 불문율처럼 금기시돼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메이플라워호에 청교도들 외에 다른 성격의 이주자들이 있었으며 순결한 동기로만 대서양을 건넌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다.
메이플라워호의 청교도들과 이주자들은 희망의 첫 발을 내디뎠지만 야만의 씨앗도 함께 뿌렸다. 그들은 원주민들과 50년 이상 평화를 유지했으나 배타적인 종교적 열정이 비열한 광신적 행동으로 퇴색되어 가다 갑자기 전쟁으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다. 이 전쟁으로 인해 원주민의 75%가 목숨을 잃었다.
지은이는 미국 건국 초기의 감춰진 비극적 역사를 유려한 문장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2006년 뉴욕 타임스 등에 의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424쪽, 2만4천800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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