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개인 재산 331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퇴임 후 돌아갈 집을 제외한 사실상의 전 재산이다. 부동산이 대부분인 기부 재산은 청소년 복지'장학 사업에 쓸 것이라 한다. 자신의 아호를 딴 '청계 재단'에 출연해 거기서 나오는 연간 임대료 11억 원으로 저소득층 자녀의 고교 등록금, 초'중'고생 식비 같은 곳에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우리 내외가 살아갈 집 한 칸이면 족하다. 그 밖에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고 했다. 그 약속을 어제 지킨 것이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재산 때문에 많은 공격을 받았다. 특히 부동산이 적잖은 점을 들어 축재 시비에 시달렸다. 그 와중에서 재산 기부를 선언하자 또다시 선거 전략이라는 공격을 당했다. 그의 기부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는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그는 1995년에 펴낸 자서전에서 "아내와 나는 재산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재산 기부를 평가하는 이유다.
이 대통령의 재산 기부는 우리 사회의 낮은 기부 문화 수준을 돌아보게 한다. 모범을 보이지 않는 부자들이 자신을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400억 달러 재산의 대부분을 자신이 세운 재단에 내놓아 빈곤, 질병, 교육에 쓰도록 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의 존경을 받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삶이다. 세계 2위 부자인 워런 버핏은 재산의 83%를 자신의 재단도 아닌 게이츠의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부를 과시용이나 법인 보호막으로 삼는 풍토와는 사뭇 다른 고결한 영혼이 아닐 수 없다.
부를 개인화하는 것은 낮은 단계의 성공이다. 개인적 성공과 蓄財(축재)는 사회와 함께 나눌 때 빛이 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우리 사회도 기부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기부 선진국에 비해서는 멀었다. 대통령의 기부가 나눔과 배려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