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 살리기 사업이 드디어 닻을 올렸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는 오는 2012년까지 바닥의 퇴적토 준설과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를 수 있는 보 설치, 홍수 예방을 위한 제방 보강, 자전거도로 조성, 지역 특성화 사업 등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수질오염과 홍수피해로 얼룩져 온 4대 강이 환경과 문화, 역사가 공존하는 삶의 공간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4대 강 사업이 완료되는 2012년 7월 대구경북의 젖줄인 낙동강과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물확보·수질개선·재해예방
정부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본사업과 직접연계사업, 연계사업 등 3개 프로젝트로 나눠 추진한다. 정부는 4대 강 살리기 사업 가운데 낙동강 유역에 대해서는 물 확보와 홍수조절 용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4대 강 중 물 문제에 가장 시달려온 만큼 낙동강 유역에 총 8개의 보(洑·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둑)를 설치해 6억7천만t의 유량을 확보하고, 영주댐(2억t) 보현댐(2천만t) 건설과 안동~임하댐 연결(3천만t)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정부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따라 경북지역 11개 시군의 대형 저수지 19곳을 내년까지 확장한다. 이들 저수지가 확장되면 경상북도는 성주댐 2개 분량의 농업·생활·하천용수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사업에 포함된 저수지는 청송이 4곳(신풍·고현·구천·갈평지)으로 가장 많고, 영주 3곳(순흥·삼가·단산지), 상주·경산·구미 2곳, 봉화·예천·의성·안동·영천·성주 1곳 등이다.
이 가운데 안동 만운지 등 10곳은 사업비(1천817억원)를 우선 반영해 올해 내로 착공한다. 경북도는 이번 사업으로 도내 저수지 5천573곳의 총저수량 4억200만㎥의 13%인 5천200만㎥(성주댐 유효저수량의 1.8배)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는 사업 대상지 중 접근성이 좋고 경관이 수려한 곳에는 조경과 쉼터·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설치해 지역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저수지의 유입량·저수량·공급량 등을 관리하는 물관리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낙동강 상류지역 주민들은 2012년 이후에는 봄마다 겪는 가뭄과 여름철 홍수 걱정을 덜게 될 전망이다. 낙동강 지역 주민들에게 낙동강은 아쉬우면서도 두려운 존재였다. 봄 가뭄이 심할 때는 무심하게 흘러가기만 하는 강물이 원망스러웠다. 유량은 많지만 농사에는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가 오고 강물이 불기 시작하면 주민들은 무서움에 떨어야 했다. 토사가 쌓여 높아진 강바닥 때문에 언제 강물이 넘쳐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민들과 농민들은 장마철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4대 강 살리기 사업으로 낙동강에 쌓인 토사를 걷어내고 낡은 제방을 다시 쌓는다면 지긋지긋한 홍수 걱정이 사라진다. 게다가 강 상류 쪽에 작은 댐이 들어서고 인근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는 저수지가 생기면서 가뭄 걱정도 없어진다.
인근에 공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낙동강은 우리나라의 어느 강보다도 오염사고가 많았다. 4대 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오염사고를 막기 위한 완충저류시설이 낙동강 하류지역에 만들어지면서 수돗물이 좀 더 깨끗해져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된다.
강 관리도 첨단화된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한 하천종합정보시스템이 만들어져 수질오염이나 재해 등이 센서로 감시·관리한다. 하천 수위나 유량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홍수 예보나 물 관리도 예전보다 훨씬 정확하고 빨라진다.
◆가고 싶고 살고 싶은 농촌으로
농림수산식품부는 4대 강 사업과 연계해 올해 안에 경북 1곳을 포함한 전국 8곳에 '금수강촌' 선도사업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삼천리 금수강산'에서 따온 금수강촌 사업은 4대 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농어촌 마을 개발사업이다.
2012년까지 3년간 시도별 1곳을 선정해 250억원씩 2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 예산과 별개로 민자유치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연말까지 시범단지를 선정하고 올해 안에 예산을 확정해 내년부터 바로 시행할 계획이다.
금수강촌의 목표는 네덜란드의 쿠켄호프 같은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쿠켄호프는 32ha의 농지에 2천여종의 꽃으로 유명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편의시설을 설치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수익은 연간 160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높은 삶의 질과 문화, 여유가 있는 세계 마을들의 성공요인을 찾아볼 계획이다. 단순히 선진국의 모델을 따라가는 식이 아니라 '한국적 금수강촌'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농식품부는 정책 효과를 높이고 예산은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그동안 정부에서 실시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농어촌 개발 사업들은 모두 금수강촌 사업을 중심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문화가 흐르는 강으로
4대 강 살리기 사업은 단순한 강 정비사업의 범위를 넘어 강과 주변 문화를 접목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다. 정부는 4대 강 인접 및 배후지역에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패키지형 관광거점을 조성해 4대강을 문화관광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낙동강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숨쉬는 공간으로 특화한다. 경북도는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인 '3대문화권 사업'이 정부의 낙동강 살리기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교·가야·신라의 3대 문화권은 민족 역사문화의 최대 집적지로 국보급 등 지정문화재가 1천741점이 넘는다. 또 낙동강·백두대간은 세계적인 생태·산림 자원의 보고로, 1천200만 영남인의 터전이다.
경북도는 유교·가야·신라문화권에 낙동강·백두대간 자연 생태권을 융합해 역사문화 거점을 중심으로 생태문화를 함께 체험·감상할 수 있는 녹색관광, 스토리가 있는 문화소프트 관광, 문화·예술·생활이 만나는 가치창조형 관광지역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경북만의 고유자산인 유교·가야·신라문화라는 문화콘텐츠에 녹색성장의 새로운 동력인 낙동강·백두대간의 녹색콘텐츠를 가미해 녹색관광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전략이다. 또 단순한 문화 인프라 조성에서 벗어나 역사유적과 생태자원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보트를 타면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연결해 나간다.
특히 경북도는 4대 강 살리기사업의 하나로 낙동강의 생태문화 자원을 적극 복원하고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 낙동강 생물자원관 건립사업과 낙동강의 가치 재발견을 통한 역사·생태·자전거 테마별 이야기촌 조성으로 관람형 관광에서 학습·체험형 관광으로 변모시킨다는 것.
이와 함께 낙동강 이야기나라를 조성하고 낙동강 연안의 삼강 주막 및 회룡포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보전 개발해 '생태-자원-관광-소득-일자리'로 이어지는 녹색신성장축 조성을 위한 낙동강상생공원 조성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 송경창 새경북기획단장은 "낙동강의 녹색성장 자원과 유교·가야·신라의 역사문화자원을 현대적인 아이디어로 융합해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과 자원을 체험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정부의 낙동강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계시켜 경북을 세계인이 찾고 싶은 문화관광벨트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낙동강은=남한에서 가장 긴 강이고 한반도 전체에서는 압록강 다음으로 길다. 길이는 506km이고 유역면적은 2만3천384㎢이다. 강원도 태백시의 함백산 동쪽에 있는 작은 저수지인 황지연못에서 발원하며, 대구분지를 지나 부산 서쪽에서 분류돼 남해로 들어간다. 주요 지류는 반변천·내성천·금호강·황강·남강·밀양강·위천·감천 등이다. 유역에는 500만 이상의 인구가 살고 강물은 농업용수와 상수도, 공업용수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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