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14세 랄프는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천진한 사춘기 소년. 몰래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좋아하는 소녀에게 단번에 데이트 신청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엄격한 교칙을 위반해 신부님들의 눈밖에 나기 일쑤지만, 꼬박꼬박 고해성사로 용서를 구하려는 뻔뻔함이 밉지 않다. 이렇게 나름 즐겁게 생활하는 랄프지만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가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계시기 때문. 하지만 엄마는 랄프가 병원을 방문할 때면 '환자 치곤 괜찮아, 네가 있으니 날 것 같구나, 우리 영웅'이라고 말하며 오히려 랄프를 위로한다. 어느 날 병이 악화돼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엄마. 랄프는 엄마가 깨어나려면 기적이 필요하다는 말을 병원에서 듣게 된다. 몹시 의기소침해 하던 랄프는 우연히 학교 육상 부원들이 코치로부터 '너희들이 보스톤 마라톤에서 우승하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란 질책을 듣는 것을 보고,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기적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이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깨우기 위한 랄프의 보스톤 대회 도전기가 시작된다. 과거 유망한 마라토너였던 히버트 신부가 코치를 자청하는 기쁨도 잠시. 교장 선생의 완강한 반대와 뜻하지 않게 집에 일어난 화재는 랄프를 더욱 고난 속으로 내몰고 마는데….
'리틀 러너'는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엄마가 깨어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역대 최연소 마라토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2005년 런던영화제 시사회에서 첫선을 보였을 때 관객들은 흥분의 기립 박수를 보내며 '아이앰 샘'과 '빌리 엘리어트'를 잇는 주옥 같은 영화라는 찬사를 보냈다. 주인공 오디션에서 500여명의 경쟁자를 물리친 끝에 아담 버처가 캐스팅됐다. 첫 영화 출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각본과 연출을 맡은 마이클 맥고완 감독이 1985년 디트로이트 대회에서 우승한 마라토너인 까닭에 마라톤에 입문하는 주인공의 훈련 과정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화려한 조연진들도 볼거리. '사랑을 위하여'에서 줄리아 로버츠의 연인으로 알려진 캠벨 스코트가 랄프의 코치인 히버트 신부 역을 연기했고, 할리우드의 개성파 여배우 제니퍼 틸리가 간호사인 앨리스 역을 맡았다. 러닝타임 97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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