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투수진…삼성, KIA에 무릎

입력 2009-07-03 08:17:08

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 포수 진갑용이 7회초 2사 2루 때 KIA 타이거즈 이현곤의 안타가 나온 틈을 타 홈으로 파고들던 2루 주자 김상훈을 태그아웃시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 포수 진갑용이 7회초 2사 2루 때 KIA 타이거즈 이현곤의 안타가 나온 틈을 타 홈으로 파고들던 2루 주자 김상훈을 태그아웃시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점은 뒷문이다. 권혁, 정현욱에 이어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대표적인 승리 방정식. 하지만 경기가 박빙의 상황일 때가 문제다. 필승 계투조를 이 때 계속 가동하면 과부하가 걸리기 마련인데 그 상황에서 현재 마땅히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이것이 문제가 돼 9대14로 고배를 마셨다.

삼성 선발 투수진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편이 아니다. 때문에 불펜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승부가 안갯속인 경기 중반 2~3이닝을 막아줄 '롱릴리프'가 마땅치 않다. 그 역할을 잘 해왔던 안지만의 존재가 아쉬울 뿐. 안지만은 선발로 등판해 2승4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으나 불펜으로 나서서는 10과 1/3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61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했지만 현재 상황이라면 안지만이 다시 롱릴리프 역할을 맡아줘야 할 판이다. 그러나 안지만은 어깨 통증으로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 빨라도 이달 중순에야 1군에서 정상 투구가 가능하다. 더구나 쏠쏠한 활약을 해온 좌완 불펜 지승민(2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74)도 급성 A형 간염으로 빠졌고 다음주 초 복귀할 예정이다.

선동열 감독은 김상수와 최원제가 안지만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길 기대했지만 아직 그들은 미숙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발 루넬비스 에르난데스(4와 1/3이닝 9피안타 4볼넷 5실점)에 이어 마운드에 선 최원제는 좀처럼 제구가 되지 않았다. 6회초 최경환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고 이종범에게 2루타를 얻어맞아 무사 2, 3루의 위기에 몰린 뒤 강판했다.

최원제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김상수도 기대에 못 미쳤다. 김상현에게 볼넷을 허용, 무사 만루 상황을 자초한 뒤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5대5 동점이던 7회초 무너졌다. 2사에서 안치홍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고 이종범에게도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1과 2/3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실점. 이후 삼성은 3점을 더 빼앗기며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삼성 투수진은 8, 9회초에도 2점씩 헌납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이영욱의 3루타에 이어 최형우의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얻고 양준혁의 적시타, 조동찬의 우중간 2타점 2루타로 3점을 더 뽑았지만 더 이상 따라붙지 못했다. 그나마 삼성전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41로 강했던 KIA 선발 양현종(4와 1/3이닝 7피안타 5실점)을 꺾은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한편 한화는 SK에 3대11로 져 11연패에 빠졌고 롯데는 LG를 4대3으로 제쳤다. 3일부터 삼성과 대구에서 3연전을 갖는 히어로즈는 두산을 3대2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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