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그만둔 A(48·대구 달서구 본리동)씨는 얼마 전 식당 개업을 준비하면서 차량 주차를 위해 식당 앞 인도 턱을 낮추는 공사를 의뢰했다가 이내 포기했다. 인도 턱을 낮추려면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75만원의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식당 출구와 입구 두 군데 따로 인도 턱을 낮추려 했던 원래 계획을 접었다.
차량 통행이 쉽도록 인도 턱을 낮추려면 각 지자체에 '보차도 점용 허가'를 얻은 후 매년 사용료를 내야 한다. 대구 지역 7개 구청이 보차도 점용 사용료로 벌어들이는 수입만 2009년 한해 77억2천여만원에 달했다.
사용료는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땅값이 비싼 수성구의 경우 보차도 1개를 사용하는데 내는 연간 비용은 평균 107만원이지만 달서구는 68만원으로 40만원가량 쌌다. 이처럼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공시지가 때문이다. 보차도 점용 사용료는 '인도 폭×점용 폭×공시지가×0.025'라는 공식으로 계산된다. 그래서 땅값이 높은 중구와 수성구의 사용료가 높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보차도 하나에 500만원이 넘는 사용료를 내는 경우도 있는 반면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 지역은 5만원도 채 되지 않는 등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보차도 점용 사용료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인도를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차량이 드나들기 쉽도록 바꾸는 만큼 수익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뜻에서 부과한다. 사용료 일부는 해당 구군 수입으로, 일부는 시로 들어간다. 도로폭이 20m를 넘는 경우는 시의 관리를 받고 이하일 경우는 구의 관리를 받도록 돼 있어 시가 관리하는 도로의 경우 50%는 시 수입으로, 나머지 50%는 구청 수입이 된다.
폐업 등으로 더 이상 보차도가 필요 없을 경우 구청에 신고를 하고 원상복구 공사를 해야 한다. 복구하지 않으면 계속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북구청 관계자는 "매년 신규 허가 신청과 사용중단 신고가 비슷한 숫자여서 보차도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일은 없다"며 "다만 공시지가가 매년 조금씩 상승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세수입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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