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있으되 끈기가 없다. 일본 전국시대 무장인 아케치 미쓰히데(明智光秀'1526 혹은 1528~1582)가 그 전형이 아닐까.
그는 와카(和歌'일본의 전통시)와 다도를 즐기는 문화인이었고 학문과 군사적 지략까지 갖춘 지성인이었다. 그러나 1582년 혼노사에서 주군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살해함으로써 배신과 음모, 무능력의 대명사가 됐다. 오다는 군사적 천재였지만 부하들에게는 가혹했다. 아케치를 '대머리'라고 불렀고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주군 살해는 하극상이 빈번한 시대에 큰 흉은 아니었다. 문제는 마무리였다. 군사들이 야반도주했고 민심도 얻지 못했다. 그는 오다의 보물을 자신의 성에 옮겨놓는 어리석은 짓도 했다. 1582년 오늘, 자신보다 훨씬 낮은 직급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군대에 패해 달아나다 농민들에 의해 죽었다.
결국 '원숭이' 도요토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권좌를 넘겨주는 역할이 그의 몫이었다.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의 시대에 '유약한' 지식인이 설 자리는 없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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