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공을 위한 과제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이후 개최까지 반이 지났다. 남은 2년여의 기간 동안 대구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한다. 육상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그것도 지방도시 대구에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건 세계가 요구하는 과제다. 대회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일으키고, 경기 진행에 어떠한 차질도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한편 대회 이후 아시아 육상을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 잡는 일이 온전히 대구에 맡겨져 있다. 대구로서는 국제적인 도시로 한 단계 뛰어오르느냐 마느냐의 기로다. 대구시와 각종 기관단체는 물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회의 주최자라는 마음을 가질 때다.
◆대회 홍보 아직 멀었다
2011대회 성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대회 홍보다. 해외가 아니라 국내에 대회를 알리는 일이 훨씬 더 급하다. 우선 육상 관련 이벤트를 통한 홍보가 더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구시는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대구마라톤 등을 벌써 몇 년째 진행하고 지난해 이후 생활체육대축전, 시도민 육상경기대회 등 일회성 이벤트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영남대 류호상 교수는 "최근 열린 시도민 육상대회처럼 대회에 대한 관심을 다각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이벤트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며 "대구를 단순히 2011대회 개최도시 정도가 아니라 아시아 육상의 새로운 메카로 부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엠블럼 등 대회에 필요한 브랜드와 디자인, 캐릭터 등 상징 이미지 개발과 활용 방안 마련도 하루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 대구시는 당초 지난해 11월까지 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국제육상연맹(IAAF)의 로고 변경 지연으로 지금까지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 2011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사소한 형태나 규격까지 제한하고 있는 IAAF의 기준이 바뀌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상징물 개발 작업이 늦어졌다"며 "최종 자문회의를 거쳐 확정 발표 단계에 있는데 향후 활용까지 감안해 최대한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회 공식주제가 제정 및 음반 제작, 대회 마크에 맞춘 홍보물 설치, 음악회와 같이 다양한 분야의 대회 관련 이벤트 활성화 등도 남은 기간 홍보를 위해 필요한 일로 꼽힌다.
◆시설 확충과 운영 준비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각종 시설과 관련 소프트웨어들을 점검하는 일이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대구시는 대구스타디움 개'보수 기본계획을 지난해 3월 수립한 후 공사 종류별로 설계용역을 하고 있다. 기능별로 내부를 재배치하고 각종 시설을 손볼 예정이다. 선수촌은 지난 4월 동구 율하2택지개발지구 내에 착공했다. 528가구 규모 아파트로 3천500명의 선수와 임원이 입촌하며 인근에는 운동장과 경보'투척 연습장 등을 갖춘 선수촌 연습장을 조성한다. 이 밖에 총회장소인 대구 엑스코와 본부호텔인 인터불고, 대구스타디움 지하공간 등도 확충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자원봉사는 대회를 빛내는 첨병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함께 즐기는 스포츠 축제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는 대구시가 가장 관심을 쏟는 부분. 대구시는 올해 2천명을 모집하고 내년 4천명을 추가해 총 6천명을 경기'의무'미디어'통역 등 13개 분야에 운용할 계획이다. 지난 3월 1차 모집에는 4천명 이상이 몰려 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가운데 선발된 2천명은 이달 중 교육을 거쳐 다음달 발대식과 함께 활동에 들어간다.
대구시가 최근 마련한 'Green Project'의 경우 보다 광범위하면서도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확충하고 환경영향 감소 운동을 펼쳐 세계적인 에너지 모범도시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선수촌 연습장, 총회장, 유니버시아드 도로, 대구스타디움, 선수촌 아파트 등에 태양광발전시설과 태양열시설 등을 설치한다. 또 친환경자동차 운행, 자전거 이용 확대, 대회 물자 절약, 마라톤코스 클린로드(Clean Road) 사업 등도 전개할 예정이다. 관련 시민단체들은 대구시의 의도에는 공감하면서도 "도시 업그레이드로 연결시키려면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 계획 속에 확실한 정책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회 후까지 고려한 준비
2011대회는 세계 육상계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가는 하나의 대회에 불과하지만 대구시와 우리나라 육상계로서는 반드시 사후 성과까지 최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대구시와 육상계는 대구를 아시아 육상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는 벌써부터 공감하고 있다. 육상 인프라 확충, 유소년 꿈나무 발굴 및 저변 확대, 육상진흥센터와 육상아카데미 등에서 상호 노력이 활발한 것은 희망적이다.
계명대 김기진 교수(체육학과)는 지난해 11월 D-1000일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 대구 시설을 세계적 육상훈련센터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육상진흥센터 내 실내육상경기장과 육상아카데미, 지역의 대학과 육상경기 시설을 묶어 세부 종목별로 특성화된 훈련단지 클러스터를 구축하면 국내외 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
영남대 류호상 교수(체육학과)는 "최근 열린 시도민 육상대회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2011대회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대회 이후에도 열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유소년, 직장 등 선수 저변을 넓히고 각종 대회와 이벤트를 활성화시키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치상으로 분석된 각종 경제효과를 현실화하는 것은 대구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대구시는 2011대회의 생산유발 효과 5조5천억원, 고용유발 효과 6만2천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 2조3천억원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이를 근거로 과도한 투자를 벌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는 시설보다는 도시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에 재원을 투입하고 문화관광, 경제산업 측면에서 최대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