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국회도 파행…민주, 문방위 출입구 봉쇄

입력 2009-06-30 10:22:06

한나라당 주도로 소집된 6월 임시국회가 29일부터 첫 상임위 활동에 들어갔지만 민주당의 불참과 실력 저지로 파행을 맞았다.

국회는 한나라당의 요구로 12개 상임위를 소집했지만 쟁점 법안인 미디어법을 다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출입구를 원천 봉쇄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84명을 2개조로 나눠 쟁점 상임위인 문방위와 본회의장 앞 중앙홀을 점거했고, 특히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보좌진 10여명과 함께 '단독 국회 결사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문방위 회의장 앞뒤 입구를 의자 등으로 봉쇄했다.

회의장 옆 문방위원장실에서 머물던 한나라당 위원들은 결국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민주당이 저렇게 완강하게 나오니 물리적 충돌 우려가 있어 회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자 철수했다. 고 위원장은 "지금 비정규직법이 거의 타결 직전인데 불필요한 마찰이나 폭력 사태를 조장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선 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환경노동위와 지식경제위, 법제사법위, 보건복지위 등도 개의 직후 곧바로 정회했다. 법안 심사가 아닌 현안 보고를 한 외교통상통일위와 기획재정위, 행정안전위 등 일부 상임위는 예정대로 회의를 진행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하고 야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한나라당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비정규직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5인 연석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비정규직법의 법 개정 데드라인인 30일이 지나도 국회가 정상화되긴 힘들어 보인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내건 5대 선결 조건 주장을 계속하고 있고, 특히 미디어법 등 쟁점 법안 처리에 대해 '결사 반대' 입장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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