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을 보면서 보물찾기를 한다. 내가 찾는 보물은 희망을 심어줄 만한 경제지표이다. 주가가 1,400선 내외로 경제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한 것, 환율이 1천200원 중반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점, 4월 광공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전국산업단지 가동률이 80.4%를 기록한 점 등은 우리 경제에도 희망이 깃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구미국가산업단지 가동률은 85%에 가까워 활황기 수준이란다.
해외경제지표로 IMF는 세계경제성장 전망치를 -1.3%로, 모건스탠리는 -1.8%로 제시, 당초 -3.0%보다 상향했으며 세계은행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6.5%에서 7.2%로 높이고 있는 점도 좋다.
지난해 여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로 미국 금융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9월 중순 미국계 대표 금융기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신청을 시작으로 세계경제가 곤두박질친 때를 상기하면 10년 세월이 흘러간 느낌이다. 경제위기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경기순환주기가 10년 미만으로 짧아졌다는 뜻이다.
물론 좋은 지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4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보다 25.3% 감소해 -23.3%였던 3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됐고 국내기계 수주도 25.7% 감소했다.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 나타날 노'사'정 간의 갈등, 미국과 중국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기회복 지연 등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경제성장률과 고용률을 하향 조정했고 S&P는 영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동시에 섞여 있다면 우리 지역경제가 회복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직설적으로 말해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이 나타날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실물경제지표들이 우호적인 방향으로 방점을 칠 것이고 이를 확인하는 시기가 내년 초가 될 것이다. 이 때 뭔가를 하겠다고 준비에 들어가면 이미 늦을지 모른다. 주변에서 보면 지난해 말 최정점에 달했던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지난 4월 이후 정리단계에 들어갔고 지역에 따라서는 할인 분양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고 물량이 고갈된 지역도 있다. 우리는 지금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해야 할 때다.
먼저, 중앙정부는 경제회복이 가시화될 시점까지 지금의 금융'재정 확장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경제위기로 투입한 정부자금의 회수조치인 출구전략 등 긴축조치가 섣부르게 나타나면 경제회복의 징후가 사라질지 모른다. 시중 유동자금이 실물경제분야로 이동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즉, 기업 R&D 및 설비투자, 산업'사무용 부동산 등 생산에 직결되는 실물경제분야로 유동자금을 돌리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부처 주체의 차세대 신성장동력 분야 신기술개발과제 발주 등과 같은 미래지향적 정책이 꾸준히 제시되어야 유동자금이 실물경제로 이동한다.
둘째, 지방정부차원에서는 경제활동기반확대에 주력해 향후 경기활황기를 대비해야 한다. 지역 최대현안과제인 첨단의료복합단지유치, 지방산업단지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장래 운명을 가름할 국가산업단지인 대구 사이언스파크, 구미 하이테크밸리, 포항 블루밸리 등의 조속한 조성 및 국내외 대규모기업집단 유치 등이 최우선적으로 그리고 빈틈없이 준비되어야 할 과제이다.
셋째, 시민 입장에서도 움츠린 마음을 털고 6개월, 1년 뒤에 시작될 경기활성화에 맞춰 각자에게 맞는 사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어떤 업종에 진출할 것인지, 입지는 어디에 정해야 할 것인지, 투자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사업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벌써 늦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비록 일부 매장의 임대료, 지가 등이 우상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긴 했지만 늦진 않았다.
원래 행운이란 준비와 기회가 만날 때 우리 앞에 나타난다. 준비를 철저히 한 사람만이 기회를 알아 볼 수 있고 그 기회가 오롯이 자기 것이 된다는 뜻이리라. 우리는 지난 몇 달 동안 경기가 바닥을 쳤다 혹은 아니다라는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영양가 없는 논쟁은 옆으로 제쳐두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자.
구동모(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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