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년, 60여편에 담긴 은둔·사색의 삶
▨한흑구 문학선집/민충환 엮음/아시아 펴냄
한흑구(본명 한세광) 선생 탄생 100년 기념, '한흑구 문학선집'이 출간됐다. 흔히 수필가로 알려진 한흑구 선생은 1930년대와 40년대 장르의 경계를 허문 작가로, 시, 소설, 평론, 수필 등 다양한 문학 작품을 남겼다. 이번 문학선집에는 선생의 시 40편, 소설 15편, 평론 8편 등을 수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흑구 문학에 관한 연구는 주로 그가 말년에 남긴 수필 '동해산문'과 '인생산문'이 텍스트로 이용돼, 그에 관한 연구는 수필에 한정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수필가로 알려진 것과 달리 한흑구 선생은 시, 소설 창작과 미국 문학 번역에 열중했다. 특히 미국 유학 생활 경험을 살려 미국 사회의 편린과 인종 차별, 특히 미국 흑인 문학을 국내에 소개해 한국 문학을 살찌게 했다.
해방 후 한흑구 선생은 평양을 탈출, 남한에 왔으며 짧은 서울 생활을 마치고 경북 포항으로 솔거했다. 포항에서 미 공군 통역관으로 일했으며, 전란으로 파괴된 포항여고 교정 복원, 애육시설 확보에 앞장섰다. 1957년부터는 포항수산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포항에 살던 시절 한흑구는 중앙 문단 출입을 않은 채 매일신문, 동아일보, 현대문학 등에 자연과 대화를 나눈 시적 수필을 발표했다. '영원한 애주가'라 불리며 은둔과 사색으로 삶을 가꿨으며 1979년 70세로 타계했다.
많은 작품을 발표했지만 선생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것과 관련, '한흑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 이대환 위원장은 "한흑구는 문학 정신이 빳빳하여 문학적 입신양명을 초월했고, 그런 탓에 30년대와 40년대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을 발표했지만 단 한 권의 작품집도 내지 않아 텍스트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548쪽, 2만5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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