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대란 끝났지만, 불씨는 남았다

입력 2009-06-22 09:58:55

정부의 규제 강화로 음식물쓰레기 음폐수의 해양 배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작된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상사태가 22일 일단락됐다. 하지만 정부와 업체 간에 해양배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매년 음식물쓰레기 대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한시적 해제=정부는 19일 당분간 음폐수의 수분 함량과 관계없이 해양배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민간 처리업체들이 자체 폐수저장 탱크에 보관 중이던 음폐수의 해양배출을 시작해 음식물쓰레기 처리 중단사태가 고비를 넘기게 됐다. 22일부터 민간처리업체의 작업도 정상적으로 재개됐다.

이번 사태는 음폐수 처리 업체들이 정부가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에 따라 올해부터 함수율(수분함유량 비율)을 93%로 강화하면서 업체들이 함수율 완화를 요구하며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해양경찰청은 2007년 92%이던 음폐수 함수율을 올해 93%로 상향조정하자 전국 19개 음폐수 투기업체가 지난 4일 이후 함수율 93% 미만인 음폐수는 받지 않기로 해 음식물쓰레기 처리 지연 사태가 빚어졌다.

◆앞으로 더 문제=음폐수 함수율 기준을 두고 정부와 업계의 갈등은 여전히 불씨로 남아있다. 더욱이 정부는 30일까지 함수율과 관계없이 해양배출을 허용했을 뿐, 업계가 요구하는 함수율 기준 완화 또는 삭제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말 이후 또다시 정부가 함수율 기준을 강화할 경우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대구에서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두고 시와 업계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영남권협의회 최성근 회장은 "2013년부터 도교의정서에 의해 해양투기가 전면 중단되는데다, 정부와 대구시가 함수율 기준을 해마다 강화해 업계는 엄청난 시설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에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공공처리 시설 확충 외에는 해답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현재 25% 수준인 공공처리 비율을 높이기 위해 서구 상리동 옛 위생처리장에 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하루 300t을 처리할 수 있는 처리시설을 신설, 2013년부터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신천하수처리병합처리장에 탈수시설(시설용량 200t/일)을 1기 더 확보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대구시의 공공처리 비율이 전국 평균 33%에 못 미치는 등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며 "앞으로 10% 음식물쓰레기 감량사업과 공공처리시설을 확충하게 되면 75% 정도 자체 처리가 가능해져 음식물쓰레기 대란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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