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 넘는 땡볕에서 설명회를 한다니 말이 됩니까. 장소도 안 구해놓고 설명회를 한다니요…."
19일 대구 국가산업단지 주민 설명회가 열리기로 한 달성군 구지면 달성정보고.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준비됐으나, 이날은 아예 장소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아 대구시의 정책 의지를 의심케 했다. 달성정보고 강당을 설명회 장소로 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학교 측이 불허한 것.
학교 관계자는 "행사 5일 전쯤 일방적으로 강당을 사용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으나 학교 인근에서 반대 집회가 열려 자칫 불상사가 일어날 경우 수업 중인 학생들에게 지장을 줄 것이 우려됐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미 주민설명회 장소를 공고해 놓은 터여서 장소 변경이 불가능, 설명회가 또다시 무산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뒤늦게 학교 정문 인근에 의자를 놓고 가두설명회 개최를 시도했으나 책임을 면하려는 형식적인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결국 공무원들은 40여분 만에 철수했다. 같은 시각 학교 정문 밖에서는 주민 200여명이 낮은 편입토지 보상가 등을 이유로 반대 집회를 열고 삭발 투쟁까지 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대구시 공무원은 "주민들의 궁금한 점을 풀어주고 의견을 듣기 위해 설명회를 열려는데 막무가내로 막고 있다"며 "주민 반대로 끝내 무산되면 신문 공고 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항, 광주 등 다른 국가산업단지 유치지역은 설명회를 모두 마쳤는데 유독 이곳만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대구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대구의 미래를 걸고 수조원을 들이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편입토지 지주 등의 반대는 예견됐지만 주민설명회 장소조차 구하지 못해 삐걱거릴 정도의 행정력이라면 과연 제대로 해낼 지 걱정스럽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핑계나 임시방편으로 넘기고 보자는 자세는 곤란하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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