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자 읽기]피아트와 파시즘

입력 2009-06-17 14:53:01

장문석 지음/지식의 풍경 펴냄

이탈리아 자동차 대기업 '피아트'의 정치사이자 기업사다. 피아트는 50명의 노동자와 자본금 80만리라의 작은 공장에서 시작해 토리노의 지방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은이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기업 피아트를 소재로 파시즘 집권기에 기업과 국가의 관계가 어땠는지 살피고 있다. 피아트는 이탈리아의 가장 큰 기업 가운데 하나였으며 파시즘은 국가의 역할을 증폭시킨 정치체제였다.

피아트는 국가에 종속되지도, 피해가지도 않았다. 국가로부터 원조를 이끌어내면서도 국가에 종속되지 않고 자율성을 지켰다. 파시즘· 대공항· 세계대전의 잇따른 위기 속에서도 더욱 성장했다. 여기에는 물론 '기업가적 역량'이 깔려 있다. 지은이는 이런 '기업가적 역량'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드러내면서 피아트의 전략을 역사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파시즘 국가의 전략, 다른 대기업들의 전략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기업과 국가의 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피아트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업인 동시에 오늘날 경제위기 국면에서도 자못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구한다. 독자들은 피아트를 통해 기업과 국가의 관계, 현대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363쪽, 2만5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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