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한 권 풀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필요한 문제집만 사 볼 수 있어도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강연수(가명·경일여고 2년)양은 학교에서 전교 30등 안에 드는 우등생이다. 그러나 사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릴 때 피아노 학원 잠시 다닌 것이 고작이다.
연수 양은 "주로 EBS교육방송 강좌를 통해 공부를 하고 있다"며 "동영상 강좌만 보거나 친구들에게 교재를 빌려 보고 있다"고 했다.
강양의 아버지는 평생 인쇄소를 운영했다. 하지만 몇해 전 인쇄소 문을 닫고 지금은 남의 인쇄소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요즘은 경기침체로 일이 없는 날이 더 많다. 한 달 벌이는 60만원을 밑돈다. 연수양의 어머니가 인근의 스포츠센터에 일용직 일을 다니며 생활비를 벌었지만 지난 4월 권고사직을 당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노환을 앓고 있는 할머니(87)의 병 간호에 매달려 일자리를 찾는 일도 쉽잖다.
아버지의 적은 벌이로 부모님과 남동생 동현(가명·대명중 3년)군 등 다섯 식구가 살다 보니 연수 양은 학비와 급식비, 보충학습비까지 50만원 이상 밀려 있다. 동생 역시 마찬가지다. 연수 양은 "가끔 교통카드 충전액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친구들에게 1천~2천원을 꿔 버스를 타고 귀가한다"고 했다. 평소에는 집까지 걸어가지만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면 오후 10시가 넘어 혼자 걷기에 무서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연수양은 사범대나 간호학과로 진학하는 꿈을 갖고 있다. "억척같이 살아온 부모님이지만 자식들 학비조차 제대로 못 대는 처지가 되다 보니 늘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세요. 저라도 하루빨리 대학에 진학해 안정된 직장을 갖고 부모님 편히 모셔야죠."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강연수양에게 희망을 나눠주실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해 주시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 매일신문 사회1부로 전화 주십시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