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총파업' 이대로 시동 꺼지나

입력 2009-06-15 10:03:12

화물연대 업무 복귀로 동력 잃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닷새 만에 일단락됐다. 화물연대의 교섭타결로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예상됐던 노동계의 6월 '하투'(夏鬪)도 힘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화물연대 총파업 끝

화물연대와 대한통운 간의 잠정 합의안이 15일 오전 5시 40분쯤 타결되면서 화물연대 전국 15개 지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조합원 총회를 열고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파업에 참가했던 대구경북지부, 포항지부 등 대구경북 2천200여명의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업무에 복귀했다.

화물연대 대경지부 관계자는 "만족할 만한 합의 내용은 아니었지만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조합원들의 파업 장기화 의지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는 당초 항만 봉쇄와 고속도로 점거 등 강경투쟁을 예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며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로 인한 물류대란도 벌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정부가 화물연대의 집회를 불허하고 집회 주최자나 폭력 행사자, 도로점거 행위자에 대한 현장 검거 원칙을 세우는 등 엄정대처 방침을 밝히면서 파업의 파급력을 높이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파업 명분이 약해져 비조합원의 참여가 저조했다.

◆노동계 하투 동력 잃나?

건설노조와 화물연대의 잇따른 파업 철회로 노동계의 '파업' 카드가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지역근로자 우선 고용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던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도 6일 만에 파업을 끝냈다. 이달 말쯤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보건의료노조도 현재 사측과의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 파업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파업의 기운은 여전히 남아있다. 골재원 노조가 정부의 4대 강 살리기로 환경파괴와 모래 채취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며 16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골재원 노조는 10일 경북도청에서 규탄대회를 연 뒤, 16일 부산으로 이동해 경남지역 노동·시민단체와 국토해양부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금속노조도 19, 20일 상경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지역 일부 사업장의 단체협약 위반과 쌍용차의 노동자 집단해고 문제 등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며 "경제위기를 틈타 이뤄지고 있는 구조조정과 경제위기 원인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사측의 행위에 대한 노동계의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한국델파이, 대동공업 등을 중심으로 단일노조 조합원만 2천600여명이 가입돼 있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하지만 노동계에서조차 올해 하투가 정치적 파업에 대한 현장의 반발이 심한데다 경제위기로 인해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의지가 떨어지면서 파급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의 정리해고 사태로 금속노조가 파업을 예고했지만 '핵심 동력'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7월 총파업 참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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