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르나!"…원자재가 인상 조짐에 물가 들썩

입력 2009-06-15 09:52:50

유가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인상 조짐을 보이면서 물가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서 에너지값 상승과 함께 각종 정유·화학제품의 가격인상이 예견되고 있다. 곡물값 상승여파는 식료품값과 사료값 인상을 부추겨 장바구니물가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가격 인상 심상찮네=주유소 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초 ℓ당 1천300원에서 출발했던 휘발유값은 10일 1천600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대구지역의 휘발유값은 11일 1천600원을 돌파했으며, 경유값 역시 1천400원대까지 바짝 다가섰다. 평균 기름값이 가장 비싼 수성구 지역의 한 주유소는 ℓ당 휘발유 1천749원, 경유 1천529원에 판매하는 곳까지 등장했다.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조인수(57)씨는 "지난해 유류값 폭등 사태가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며 "유가 하락으로 겨우 수지를 맞추나 싶었는데 또다시 기름값이 뛰는 추세를 보여 걱정스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원맥, 원당, 옥수수 등 식료품의 원료가 되는 곡물값은 최근 한달 동안 20~30%가량 인상됐다. 더구나 물가 안정을 위해 낮췄던 30여개 수입품목의 관세율이 다음달부터 원상 회복됨에 따라 곡물값 상승 유인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 전문가는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환율 하락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일부에선 장기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오르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곳곳에서 가격 들썩=서민 물가는 벌써 들썩이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부터 외식 물가, 여행비, 교육비까지 공산품과 공공서비스요금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주부 송호선(42)씨는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지표 상으로는 물가 상승이 둔화되고 있다고 하나 장바구니 물가는 전혀 딴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배추값은 4월에 비해 22.4%가 올랐고, 무 16.7%, 파 13.3%가 각각 올랐다. 배추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107.1%)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선풍기 값도 25.2% 올랐다. 도시가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4.3%가 올랐고, 택시요금은 9.2%가 올랐다. 목욕료는 9.6%, 미용료는 6.1%, 보육시설이용료는 4.5%, 학교급식비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가 인상됐다.

서민가계의 물가불안은 앞으로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연료비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며 전기요금 9% 인상을 정부에 요청해 놓았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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