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한벌 10만원…유치원생도 명품 소비자

입력 2009-06-15 08:44:50

경기불황기에도 불구하고 키즈 산업은 호황을 달리고 있다. 저출산이 빚어낸 현상으로 하나뿐인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겠다는 심리가 키즈 산업 호황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백프라자의 아동 명품 브랜드 매장. 대구백화점 제공
경기불황기에도 불구하고 키즈 산업은 호황을 달리고 있다. 저출산이 빚어낸 현상으로 하나뿐인 아이에게 모든 것을 해주겠다는 심리가 키즈 산업 호황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통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백프라자의 아동 명품 브랜드 매장. 대구백화점 제공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들을 위해 주부 이모(40·대구 수성구)씨는 최근 '랄프로렌' 티셔츠를 사줬다. 랄프로렌 티셔츠는 한벌에 10만 원이 넘는다.

이씨는 "늦게 결혼해 얻은 아이인데다 하나만 낳을 계획이라 아이를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돈을 쓰고 싶다"고 했다.

경기 불황기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키즈(Kids) 산업만은 독야청청하고 있다.

저출산이 빚어낸 현상으로, 하나뿐인 자녀에게 '올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어린이 명품'은 날개돋힌듯 팔리고 있다.

대구 최대의 부촌(富村)인 수성구와 맞닿아있는 대백프라자. 이 곳의 고급 아동 브랜드 매출은 올들어 두 자릿수 신장률을 달리고 있다. 대백프라자의 올 1/4분기 고급 아동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여성복과 남성복의 매출이 전년 대비 한자리수 신장세에 머물렀고 남성복이 보합세를 띤 것을 감안할 때 폭발적인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소비침체 분위기에도 불구, 명품 키즈산업은 불황을 타지 않은 것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수입 브랜드인 랄프로렌의 지난달 매출이 전년보다 20% 올랐고, 버버리 칠드런(15%), 미키하우스(14%), 타미힐피거(25%) 등 대부분 수입 브랜드들이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대구백화점 측은 "핵가족화와 출생률 저하 등으로 가족 내에서 자녀의 영향력이 크게 상승됐다. 때문에 어린이 관련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 1/4분기의 매출을 성인의류와 비교해 볼 때 아이에 대한 투자는 경기불황에도 불구, 전혀 인색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수입 명품 아동 브랜드는 매우 비싸다.

랄프로렌 PK티셔츠는 10만8천원이고 버버리칠드런 티셔츠 역시 10만원대다. 버버리칠드런 바지는 16만~20만원대, 원피스는 18만~22만원대다.

타미힐피거 남자 어린이 티셔츠는 7만5천~7만8천원, 여자 아이 원피스는 12만2천~12만8천원이다. 미키하우스 티셔츠는 14만8천~22만8천원, 청반바지는 17만8천원이다.

어린이 옷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입이 딱 벌어지지만 수입 명품 아동 브랜드점 앞에서 부모들의 지갑은 주저없이 열리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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