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계속 깜빡깜빡 헛기침'어깨 들썩너, 왜 자꾸 그래?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육이 갑자기 움직이는 질환, '틱'(tic)이다. 생소한 이름만큼 왠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만 틱 증상을 보이는 소아가 의외로 많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사회적 이해는 부족하다. 아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증상이지만 나쁜 버릇이라며 야단치기도 하고 심지어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여겨 지나치게 걱정하는 부모도 있다. 문제는 틱에 대한 이러한 오해와 편견이 틱을 치료하는데 큰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틱장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틱이란= 틱은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가끔 이상한 소리를 내는 질환이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몸의 일부 근육이 빠르게 수축하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운동 '틱'(근육 틱)이라고 하고,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경우를 '음성 틱'이라고 한다. 또 이 두 가지의 틱 증상이 모두 나타나면서 전체 유병기간이 1년 이상일 땐 '뚜렛병'이라고 한다. 틱은 증상의 기간에 따라 일시적 틱과 만성적 틱, 양상에 따라 단순 틱과 복합 틱으로 나뉜다. 만성 틱은 증상이 1년 이상 거의 매일 또는 자주 나타나고, 틱이 없는 기간이 3개월 미만일 경우이고, 복합 틱은 여러 개의 근육이 관련돼 뭔가 의미 있는 듯한 동작을 보이는 경우다.
◆원인은 뭔가= 유전적이거나 뇌의 구조'기능'생화학적 이상, 출산 과정에서의 뇌 손상이나 세균 감염과 관련된 면역 반응 이상 등이 틱의 발생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원인 등으로 전두엽과 운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선조체, 감각 여과 기능을 하는 시상 등 회로상에 이상에 생긴 경우 틱장애가 발생한다. 또 학습이나 심리'환경적 요인 등도 틱의 악화와 관련이 있다. 틱을 잘못된 습관으로 오해하고 야단을 치거나 창피, 벌을 주면 가볍고 일시적인 틱도 정서불안 등으로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또 새학기가 시작되거나 시험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게임 및 놀이 등으로 흥분될 때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심리적인 원인만으로 틱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어떤 증상을 보이나= 갑자기 반복적으로 눈을 깜빡이거나 헛기침 소리를 낸다. 하지 말라고 하면 이상한 동작을 더 하게 된다. 어떤 근육이 수축하는가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눈을 깜빡이기도 하고 코를 찡그리기도 한다. 또 어깨를 움찔하거나 펄쩍 뛰어오르기도 한다. 증상을 보이는 위치도 눈을 깜빡이다가 코를 킁킁거리는 식으로 변할 수 있다. 가끔 가래 뱉는 소리나 기침 소리, 빠는 소리, 침 뱉는 소리, 욕설 등 이상하고 특이한 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의 정도도 파도가 밀려오듯 갑자기 심해졌다 며칠 뒤 잠잠해지는 식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 틱은 눈을 깜빡거리거나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 입 내밀기, 어깨 들썩이기 등 단순한 근육 틱과 자신을 때리거나 제자리에서 뛰어오르기, 물건 던지기 등 복합 근육 틱으로 나뉜다. 또 욕설을 하거나 음란한 얘기를 하는 경우 복합 음성 틱으로 분류한다.
◆얼마나 많나= 틱을 하는 아이는 생각보다 많다. 8명 중 1명꼴로 나타날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이다. 다만 이 중 90%는 틱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약해 아이나 부모 모두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틱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틱 증상이 심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돼 뚜렛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경우에만 전문의의 진료를 필요로 한다. 보통 만 2세부터 13세 사이에 시작되는데 7~11세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일 경우 바로 지적하고 야단치기보다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틱으로 힘들어하거나 능력이 뚜렷이 떨어지는 경우에만 개입해 얘기를 듣고 함께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틱의 경우 적절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악화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도와주는 방법을 알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틱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면 조금은 참을 수 있지만 바로 더 많은 틱을 하게 되기 때문에 나쁜 버릇이라고 여겨 아이에게 참도록 강요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모른 채 넘어가 주는 것이 좋다. 틱은 증상이 '심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조금 심해졌다고 놀랄 필요도 없다. 틱이 점점 심해지거나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가 많지만 사춘기가 지나면서 완화되고 성인이 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간혹 만성 틱장애나 뚜렛병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적 이해가 급선무= 틱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인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틱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틱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쁜 버릇 정도로 치부하거나 놀릴 경우 아이는 자신감을 잃고 위축되는데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또 부모와 아이가 지나치게 걱정해 나이에 맞는 발달 과제를 못할 경우 그때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널리 알려지는 게 중요하다. 특히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리거나 따돌리지 않도록 교사와 아이들을 교육해 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다른 치료법은 없나= 증상이 심할 경우엔 약물이나 비약물적 요법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등도 이상의 틱장애 치료에는 약물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성 틱장애, 뚜렛병의 경우 보통 약물 치료가 시행된다. 약물은 주로 도파민 억제제나 조절제가 사용되고, 약물 치료를 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약물 치료기간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6개월이나 12~18개월 정도 복용한 뒤 증상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양을 줄여나간다. 이와 함께 인위적으로 틱 행동과 반대되는 움직임을 해서 틱을 줄이는 습관뒤집기법이나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긴장도를 떨어뜨리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복식호흡, 점진적 근육이완법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런 치료하면 안 돼요.
1. 비밀 처방에 의한 것.
2. 즉시, 영구히, 모든 아이들에게
효과 있다는 치료.
3. 미사여구를 사용한 곳.
4. 오직 한 곳에서만 처방 가능한 것.
5. 선전용 책자나 이메일로만 구입할
수 있는 약 치료.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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