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재 월 평균 75달러 수준인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300달러 수준으로 높이고 토지임대료도 5억 달러 더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소리다. 북한 근로자보다 생산성이 더 높은 중국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월 200달러이고 베트남도 100달러이다.
토지 임대료는 2004년 임대차 계약에 따라 공단 1단계 330만㎡에 대한 50년 사용료 1천600만 달러가 이미 완납됐다. 북한은 이 액수의 31배를 더 달라는 것이다. 거래와 계약의 기본도 무시한 '막가파식' 요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무조건적인 시혜를 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입주기업이 이윤을 내지 못하면 존재 의미가 없다. 생산성을 뛰어넘는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북한의 요구는 채산성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활동의 전제조건인 신뢰와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북한이 제멋대로식 행동을 고치지 않는다면 개성공단은 입주기업의 이탈로 枯死(고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74일째 억류하고 있는 현대 아산 직원 유모 씨도 신속히 남쪽으로 인도해야 한다. 남측 근로자의 신분 보장은 개성공단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 문제다. 신변이 위험한데 어떤 기업이 근로자를 보내려 하겠는가. 북한이 유모 씨의 신변 문제에 대해 논의를 거부한 것은 이 문제를 향후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너무 비인도적이다. 조직폭력배가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해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행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유 씨 문제의 해결 없이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자세로 다음 협상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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