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의 비밀]저온저속과 고온고속 로스팅

입력 2009-06-11 14:37:22

커피 로스팅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온저속 로스팅'과 '고온고속 로스팅'이란 용어를 쓴다. 하지만 이 용어를 잘못 적용해 쓰는 경우가 대분이다.

드럼형 로스팅머신에서는 고온고속과 저온저속 로스팅이라고 쓰지 않는다. 이는 로스팅하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지, 어떤 커피로스터에서 로스팅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온저속 방식은 대체로 드럼형 로스터를 일컫는 말이고, 고온고속 방식은 열풍식 방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혼돈해 드럼형 로스터를 가지고 고온에서 조금 빨리 로스팅했다고 고온고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드럼형 로스터는 낮은 온도에서 '생두'(green bean)를 드럼에 넣고 온도를 천천히 올리면서 커피를 로스팅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때 드럼형 방식 특성상 커피가 과도한 탄 맛이나 향이 지나치게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천천히 온도를 올려 로스팅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할 때 커피에서 바둑이커피(로스팅 상태가 얼룩덜룩한 원두)는 맛도 없을 뿐 아니라 보기에도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이 같은 커피는 로스팅을 잘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원두의 뾰족한 부분은 부피에 비해 용적이 크므로 많은 열은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대다수 커피에서 이 부분이 탄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티핑 포인트'라고 한다. 이런 티핑이 많이 일어난 커피는 탄 커피로 분류 된다.

특히 에소프레소용 커피로 주로 쓰이는 커피가 탄 커피에 해당되는데 대체로 스모그향(탄향'연기냄새 등)이 나면 탄 커피라고 보면 된다. 이런 탄 커피, 태운 커피는 몸에 좋지 않다. 커피가 탄화되고 커피지방이 탄 것을 추출해 마시면 몸에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바리스타는 있는 원두에 설탕 우유 등을 섞어 베리에이션 커피를 만들기에 별 문제가 없으나 로스팅을 하는 사람은 마시는 사람들의 건강까지 생각하고 원두를 볶아야 한다. 그냥 대충대충 볶아 팔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마시는 사람의 기분과 건강까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로스터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피의 생두를 판별하는 법을 배우고 최상의 것을 구입해와야 한다. 또 볶기 전이나 볶은 후에 원두를 아무렇게나 보관하기보다는 습기와 각종 오염원으로부터 차단해 안전하고 깨끗하게 보관하는 위생관념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볶는 순간순간 열정과 혼을 다하는 장인정신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볶인 원두가 추출을 통해 마시는 사람에게까지 맛과 향을 고스란히 전해줄 수 있다.

아울러 로스터나 바리스타로서 커피 관련 공부를 충분히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원두를 만들어 좋은 향과 맛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두고 늘 고민해야한다.

최근 들어 커피 시장이 넓어지면서 너도나도 커피를 하겠다고 로스터 기계만 작동할 줄 아는 기능으로 생산한 '태운 커피'를 시중에 내다팔고 있고, 이를 두고 "맛있다. 직접 볶아서 향이 깊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을 보노라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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