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피플]불광사 다도회

입력 2009-06-11 14:41:29

맑은 바람 사이로 퍼지는 은은한 차향(茶香)에 불심이 깊어가는 불광사 경북불교대학 다도회(053-792-1353).

기자가 찾아간 날 불광사(대구 수성구 욱수동) 법당에서는 다도반 회원 50여명이 선생님의 말에 따라 일제히 찻그릇에 물을 따르고 차선(말차 거품을 일게 하는 도구)으로 힘차게 '마음 심(心)'을 그리며 말차거품을 일으키고 있었다. 말차를 우려내는 회원들의 한 동작 한 동작이 절도있게 어우러져 한 송이 꽃의 너울거림인 듯 착각을 할 정도였다.

최경숙(50) 다도회장은 "불자라면 누구나 부처님 앞에 차 공양을 올려야 한다는 몇몇 뜻있는 신자들에 의해 다도회를 결성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첫 다도수업이 시작된 1997년 이래 12년째 면면히 차를 사랑하는 모임이 이어져오고 있다. 지금은 50여명의 회원이 차 공부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다도반 수업을 계기로 사범 자격을 갖춘 다도회 회원만 무려 30여명에 이른다. 다도반 수업은 모두 2년 과정으로 초급반 1년은 잎차 우려내는 과정을, 중급반 1년은 말차 우려내는 과정을 배운다. 불교대학 재학생 중 봉사정신을 가진 회원들에 한해 다도반 입학이 가능하며, 중급반 이상이어야 정식 다도회 회원 자격이 주어질 정도로 엄격한 편이다.

초파일, 백중, 불교대학 입학식 등 연중 중요 행사 때는 부처님 앞에 육법(차'등'향'꽃'떡'과일) 공양을 올리고 천도재 등에 참여해 차 공양을 올린다.

신도들의 경조사에도 빠지지 않고 달려가 차 봉사를 한다. 각 기관을 찾아 차를 공양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매년 초파일 대중들에게 공양하는 연차는 다도회의 큰 자랑거리다.

불광사 자체내 어린이다도반 지도도 회원들의 몫이다. 차를 통한 어린이 예절교육에도 일조하고 있다.

배두선(50) 총무는 "차를 통해 마음의 정화뿐 아니라 회원들이 한 가족처럼 어렵거나 즐거울 때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보살행은 절 내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회원 개개인이 요양원, 복지관 등을 찾아 차 봉사뿐만 아니라 도시락 배달, 노인 상담, 홀몸노인 말벗 되어주기 등 찾아가는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다도회 회원이자 사범인 최순화(48)씨는 "다도를 통해 함부로 생각하고 행동했던 모습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깊어지고 내면화 된다"며 "우아한 여성으로 변해가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쁨"이라고 말했다.

"수행의 한 과정으로 차를 우려내고 차 공양을 올린다"는 최 회장은"회원 50여명은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가 보살행을 펼칠 생각"라고 각오를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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