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북·수성·달서·달성군은 현역 프리미엄을 안은 단체장들의 연임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의정활동을 펼쳐온 시의원, 구의원들의 표심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는 후보들은 한나라당 공천 여부가 선거의 승패를 가늠할 정도로 한나라당의 입김이 큰 지역들인 만큼 다년간 지역사회에 봉사한 전력 등을 내세워 공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도 역시 높아 4·29 경주 재·보선 때처럼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대결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북구
이종화(59) 현 구청장의 3선 연임 도전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김충환(48) 대구시의회 부의장, 장경훈(64) 대구시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 출마예상자는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거나 한나라당 공천을 원하고 있어 공천 과정에서부터 치열한 접전이 예견되고 있다. 이 구청장은 대구시립북부노인전문병원 위·수탁사업 비리 사건과 관련해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지만 벌써 6년째 북구 구정을 맡아오고 있다는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3선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의회 5선 경력의 장 시의원과 3선의 김 시의원 역시 오랜 정치 활동으로 잔뼈가 굵은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수성구
수성구는 대구의 '정치1번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렇다보니 공천경쟁 또한 치열하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이 결정되면 정작 선거판이 시시하다고 할 정도로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지역이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한나라당 공천이 선거의 승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형렬(50) 현 구청장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김대현(38) 시의원, 김경동(50) 전 수성구의회의장(현 의원), 이성수(59) 전 대구시의회 의장, 정기조(48) 전 대구시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 시의원은 수성구청장을 지낸 부친(김규택)으로 인해 선거 때마다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김 시의원은 "주위의 권유가 많지만 수성구 발전과 주민의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려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출마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 지방의회 4선을 지낸 김 전 수성구의회 의장이 지역 의정활동을 내세워 출사표를 던질지도 주목되고 있다. 또 2006년 지방선거에서 현 구청장과 맞대결을 벌였던 이 전 대구시의회 의장이 설욕전에 나설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2003년 10월 수성 제4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정 전 시의원도 20여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쌓은 행정경험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달서구
달서구는 지난 18대 총선 당시 친박연대와 무소속 돌풍이 일었던 지역.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반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으로 나섰던 박종근(달서갑), 이해봉(달서을), 조원진(달서병) 의원이 나란히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내년 공천 과정에서도 친이, 친박 계파 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곽대훈(54) 현 구청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히 되는 가운데 최문찬(57) 대구시의회 의장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최 의장은 지난 총선 당시 시의원들의 집단 탈당에 합류하지 않은 탓에 '친이 계열'이라는 평을 듣고 있어 공천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또한 최 의장은 달서구 지역 모 의원과 당시 맺혔던 앙금을 풀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달서구 지역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낙마한 김부기(52·서일주택개발 회장)씨도 구청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씨는 "정치인이 구청장을 함으로써 어려운 서민 경제에 활력을 줄 것"이라며 "달서구를 사람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정판규(49·대구 달서신문 발행인)씨도 출마가 유력하다.
야당도 움직이고 있다. 진보신당 대구시당은 이달 중순쯤 '2010 지방선거준비위원회'의 회의를 열고 이른 시일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지난 18대 총선과 2006년 5·31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강신우(45) 진보신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당내 인사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지방선거기획단을 이달 중 발족할 예정이다.
◆달성군
달성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지역구로 친박(親朴)의 근원지. 이에 따라 대구경북의 어느 곳보다 '공천=당선'이라는 필승의 선거구로 여겨지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을 위한 후보자들의 물밑싸움이 전개되고 있으나 혹시 입장표명이 오히려 박심(朴心)을 자극할까봐 드러내 놓고 나서는 후보가 없을 정도다. 이종진(60) 현 군수는 "테크노폴리스, DGIST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유치하는 등 재임 중 대과없이 보냈다"며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또 이석원(63) 달성군의회 의장도 한나라당 공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번 단체장 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김문호 전 대구 MBC미디컴 대표는 "한국언론재단 기금이사로 임명돼 공직에 충실하겠다"며 뜻을 접은 상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곽병진(60) 감사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위해 준비 중이며, 박성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희망을 접지 않았으나 단체장 출마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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