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는 짧게, 행동은 먼저…박지성 '조용한 리더십'

입력 2009-06-10 08:44:46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용한 리더십이 화제다.

실력으로는 이미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받은 박지성이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하면서 팀 주장으로서의 리더십도 새롭게 인정받고 있다. 박지성은 솔선수범형 주장이다. 이전에 홍명보, 이운재, 김남일 등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주장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스타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면서 솔선수범으로 선수단을 이끈다. 선수단 미팅에서도 장광설보다는 짧고 간결하게 할 말만 전달한다.

축구 팀의 주장은 경험과 연륜 뿐만 아니라 실력과 개인적인 리더십도 갖춰야 한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현재 각국 대표팀에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주장들이 활약하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존 테리(29·첼시)가 주장을 맡고 있다. 2003-2004시즌 젊은 주장으로 팀을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에 이끌었고, 2004 유럽선수권대회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최후방 수비수로 맹활약을 펼쳤다. 호전적이고 터프한 기질을 지녔지만 평소에는 유쾌하고 쾌활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위기 상황에서도 정신적으로 동료를 지탱하고 투지가 뛰어나 '타고난 주장'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독일 대표팀 주장 미하엘 발라크(33·첼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독일을 결승에 진출시켰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4강으로 이끌었다. 근면하고 성실한 노력파로 말이 별로 없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주장으로서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어 독일 대표팀의 정신적인 지주로 통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은 티에리 앙리(32·FC바르셀로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0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역이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준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공격수로서 탁월한 득점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전 소속팀 아스날에서는 '킹'으로 불리었다. 그러나 스타 의식이 높지 않고, 팀을 위해 헌신적이라는 평가다. 또 어린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그들의 성장을 돕는 등 주장으로서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스페인 대표팀은 골키퍼인 이케르 카시야스 (28·레알 마드리드)가 주장을 맡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평가받는 카시야스는 실수 없는 플레이와 정확한 판단력을 앞세운 동물적인 선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겸손하고 차분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소유한 덕분에 주장으로도 제격이라는 평가다. 또 공격력에 비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페인의 포백 라인을 강한 카리스마로 지휘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브라질 대표팀은 중앙 수비수 루시우(31·바이에른 뮌헨)가 주장이다. 브라질 특유의 공격을 뒷받침하는 수비에서 루시우는 냉철한 플레이로 완벽하게 방어막을 구축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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