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다섯 춤꾼의 5색 춤사위

입력 2009-06-09 06:00:00

대구 춤 전용극장 '스페이스 콩코드' 개관공연

대구 중구 교동시장 내 구 송죽극장 건물에는 이색적인 문화공간이 둘이나 있다. 복합문화공간인 하모니아 아트홀과 3월 문을 연 대구 유일의 춤 전용극장인 '스페이스 콩코드'.

원로 현대 무용가인 김기전(74·사진)과 남편인 춤 평론가 정순영(81)이 운영하는 스페이스 콩코드는 2000년 중구 미국 문화원 자리에서 대구 최초의 춤 소극장으로 문을 연 뒤, 최근 교동시장내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카페 풍의 넓은 실내 내부에는 150석의 객석과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무대가 꾸며져 있다.

스페이스 콩코드에서는 12일 오후 7시30분 다섯 명의 한국 전통춤 명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방명무(五方名舞) 선유도(仙遊圖)' 공연을 한다. 개관 기념 공연이다. 김기전 관장은 "대구, 부산, 광주, 대전, 서울 등 다섯 곳의 이름난 춤이 온다는 뜻에서 '오방명무'라고 제목을 달았다"며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하는 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에 서는 다섯 춤 명인의 면면은 화려하다. (사)한국무용협회 대구시지회 고문인 백년욱은 정소산류 '흥춤'의 명인. 색이 다른 치마 저고리를 입고 수건을 휘날리며 추는 흥춤은 대구의 민속춤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수건에 담아 펼치는 정중동이 특색이다. 백년욱은 "대구 현대무용의 선구자이신 김기전 선생님이 춤 전용극장에 전통 춤 무대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청주대 박재희 교수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를 선보인다. 경기도 당굿에서 행해진 무악(巫樂), 무무(巫舞)의 섬세하고 우아한 손놀림과 발 디딤새가 독특한 멋을 자랑한다. 한양대 장순향 교수의 산조춤 '일란(一蘭)'은 난의 고운 자태를 춤으로 푼 한 폭의 동양화다. 호흡에 의한 긴장과 이완을 조화시켰다 맺고 풀고 당기는 기교와 절제미가 일품이다. 허순선 광주대 교수의 '입춤(立舞)'은 조그마한 수건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맨처음에 일어서 배우는 춤의 기본이라는 뜻에서 입춤이다.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김진홍의 '지전춤'은 망자를 극락으로 천도하는 춤이다. 길게 오려 만든 창호지를 손에 들고 망자의 넋을 불러 부정을 가시게 하고 원과 한을 풀어주는 무속의례 중 하나이다. 일반 한국 전통 무용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춤이다.

김기전씨는 "이번 기획 공연은 전국의 기량 있는 독립 무용가와의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며 "스페이스 콩코드는 대구 유일의 춤 전문 공연장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문의 053)423-9934.

최병고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