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 구하기 더 힘들다…농민들 '이중고'

입력 2009-06-04 09:48:46

경북 청송군 부남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55)씨는 요즘 일손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달 들어 희망근로가 시작되면서 농사일을 하려는 사람이 예년보다 더 줄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열매 솎기 작업을 하기 위해 대구에서 사람을 구해왔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일손을 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은 경북지역 농가들이 농자재값 폭등과 일손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비료값과 농약값, 농기계 부품값 등 농자재값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데다,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기 때문이다.

농협 경북본부에 따르면 복합비료는 현재 20㎏당 2만1천65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67.2% 올랐으며, 요소비료는 20㎏당 1만3천7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5% 상승했다. 비료와 달리 농약값은 정부지원이 없기 때문에 농민들의 부담은 더하다. 농약값은 환율 인상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평균 18% 올랐다.

농기계 부품값도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뛰었다. 경운기 부품의 경우 평균 18.6% 인상됐으며, 패킹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6배 이상 올랐다. 이 가운데 농민들이 요즘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일손 부족이다. 1일 전국적으로 시작된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영농철과 겹치면서 농촌 인력이 대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가 희망근로 참가신청을 마감한 결과, 경북지역 23개 시군에서 총 1만8천942명이 신청해 모집인원 1만2천875명의 147%에 달했다. 하지만 확정된 희망근로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전체의 53%를 차지하는 등 농촌 인력의 대부분이었던 고령자들마저 희망근로로 몰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농번기 일손 부족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도내 23개 시군에서 희망근로 인력을 '농번기 일손 돕기 기동 지원단'으로 구성·운영해 일손이 필요한 보훈 가족과 장애인, 고령 농가를 돕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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