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론 오늘 매듭?…과천서 의원연찬회 개최

입력 2009-06-04 09:55:34

당 지도부 사퇴와 조기전당대회 개최 여부로 집약되고 있는 한나라당 쇄신론이 4일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의원연찬회'에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상득 의원의 2선 후퇴 선언이 당 지도부 퇴진 논란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쇄신특위의 조기전대 개최 요구의 배후에 이재오 전 의원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친이계 내부는 물론 친박계가 반대하는 등 논란만 증폭되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 박근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의 침묵은 지도부 총사퇴를 통한 조기전당대회 개최 등 쇄신특위의 당 쇄신 방안에 대한 반대로 해석되고 있다. 대다수 친박계 의원들이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지도부 교체가 쇄신의 본질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박 전 대표는 쇄신 방안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쇄신특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정현, 김선동 의원 등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조기전대 개최 주장은 박 전 대표를 끌어들여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를 위한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라는 시각으로 보고 있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도 3일 독자적인 보도자료를 통해 "마치 청와대 부속기관처럼 돼 버린 당이 독자적 정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쇄신의 목적이 돼야 하는 것 아니냐"며 쇄신위 활동을 비난했다.

○…박희태 대표는 자신을 포함한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그는 "바깥에서 바람이 불고 비가 퍼붓는다고 당이 우왕좌왕하고 자신 없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에게 불안감을 준다면 이는 집권 여당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거나 "지금의 파고를 잘 넘어갔으면 한다"는 말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대신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당·정·청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수습 방안을 내놓지 않을 수 없어 그가 이날 연찬회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 이재오 전 의원의 측근인 공성진 최고위원은 4일 오전 '이승열의 SBS 전망대'에 출연, 친박 측의 조기전당대회 반대에 대해 "정략적 시각을 갖고 있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도부가 책임지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정치인의 기본 책무 아니냐"며 "이런 책임론을 당 쇄신특위가 당론을 모아 건의한다면 적극 수용할 것이며, 책임을 지려면 박 대표뿐 아니라 전원이 다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를 통한 조기전당대회 개최를 거듭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조기전대 개최를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와 관련짓는 시각에 대해 "박 전 대표를 보호하려고 이 전 의원을 폄하하는 논리인데 옳지 않다"면서 "자중해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