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 작가' 김진혁씨 초대전...대구 북구문예회관 14일까지

입력 2009-06-02 06:00:00

지천명(知天命)이라는 나이 50세를 넘기고 보면 누구나 천착(穿鑿)에 매력을 느낀다. 그간의 방랑과 탐험을 접고 한길에 매진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 김진혁(52)은 여전히 미술 창작의 세계를 떠돌고 있다. 아직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다는 이유다. 한곳에 정착해 줄기차게 한 주제를 파고드는 대신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 떠도는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 듯하다. 초·중학교 시절 서실과 서예 대가의 집을 찾아 마당 쓸고 마루를 닦으며 일점 일획을 배우던 시기를 지나, 현대미술의 열기 속에 빠져 미니멀리즘과 무의식을 탐닉하던 1970년대, 시대의 아픔과 열정을 마치 '가슴 속 한 자루 비수'처럼 품고 살던 1980년대, 삶 속에 작은 사랑과 안정된 주변 환경이 자리잡으며 다양한 색채로의 탐험을 시작한 1990년대까지. 작가는 많은 것을 경험했고, 더 많은 것을 보았으며, 그만큼 많은 실험적 도전을 작품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도전은 계속된다. 2000년대 들어 김진혁은 먹과 혼합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지면 위에 추상적인 형상을 담기 시작한다. 게다가 몇 해 전부터는 미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촛불 집회가 보여준 다양한 사회적 이슈', '잿더미로 변한 숭례문', '희화화된 인간 이야기' 등. 동양에 바탕을 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그는 중국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북구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전(2~14일)에서 작가 김진혁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만나볼 수 있다. 053)665-3081.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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