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떠난 지 19시간 만인 30일 오전 1시40분쯤 한 줌의 재로 변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6시쯤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당초 예정보다 4시간 40분이나 늦게 옮겨졌다.
정토원 초입부터 유골이 안치될 수광전(壽光殿)까지 이르는 길은 1만여개의 촛불이 일렁이며 어둠을 밀어냈다. 미처 정토원에 오지 못한 추모객들과 마을주민 2천여명은 봉하마을 입구부터 한 손엔 국화꽃을, 다른 한 손엔 촛불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을 맞았다. 유골함이 도착할 무렵, 누군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사랑으로'를 나지막하게 선창했고 노랫소리는 이내 추모객 전체로 번졌다. 이어 목탁과 염불소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이 정토원에 도착했고, 바닥에 깔린 노란 광목을 따라 정토원 법당인 수광전으로 유족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위패를 들고 맨 앞에 섰고 태극기로 감싼 유골함을 맨 아들 건호씨와 권양숙 여사, 딸 정연씨, 형 건평씨 등 유족들과 문재인 전 비서실장,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명숙 전 총리 등이 뒤를 따랐다.
안치식은 반혼제(返魂薺)를 시작으로 유족과 참여정부 인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위패와 유골함은 수광전 오른쪽 벽에 마련된 영단(靈壇·위패를 두는 제단)에 안치됐다. 수광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모와 장인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반혼제에 이어 유족과 스님, 장의위원회 운영위원 등이 49재의 첫 번째 제사인 초재를 올렸다.
의식을 마친 뒤 한명숙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추모기간 동안 국민 여러분이 보여주신 진실과 사랑, 열정에 힘입어 엄숙하고 경건하게 영결식을 마쳤다"며 "각자 선 자리에서 할 일을 다하는 것이 그 분의 뜻을 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치식이 끝나자 추모객들과 노사모 회원들은 '상록수'를 합창하며 노 전 대통령의 넋을 기렸다.
정토원에 안치된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비석을 세우는 작업이 끝나는 대로 봉하마을 사저 인근에 안장될 예정이다. 봉하마을에서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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